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깨닫게 된다.
참을성이 없으며
욕심이 많으며
이기적이고
우유부단하며
일관성이 없고
성질이 고약하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며
기다려주지 못하고
쉽게 짜증을 내며
비교하고
변덕스럽고
불안해하며
한숨을 쉬고 있는
나를 새삼 발견한다.
하루가 끝나면
낯설었던 나의 모습들이
하나 둘 머릿속에 떠오르고
어느새 내 몸을 가득채워
어찌할바를 모르고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으며
좌절한다.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면서
엄마라고 아이들 앞에 섰던 내가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에
한동안 감싸 안았던 머리를
들지 못한다.
그렇다 해도,
다시 고개를 들고
찬찬히 나를 들여다 보게 만드는건
바로 다름이 아닌 아이들이다.
나를 세상에서
가장 부족하고 하찮은 존재로
만드는 것도 아이들이고
그럼에도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 좀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힘겹게 되뇌이게 하는것도
결국은 아이들이다.
내일은
좀더 좋은 사람이
덜 부족한 사람이
되고 싶다.
커버이미지: Matthew Henry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