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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오니스 Jul 03. 2021

신비한 제주도의 자연. 비 올 때 최고의 폭포

물 흐르는 엉또폭포.

제주도 엉또폭포 


제주도에 폭포가 여러 곳 있습니다. 그중에서 엉또폭포는 엉뚱합니다. 평상시 물이 흐르지 않는데, 폭포라고 불리니까요. 그래도 폭포는 폭포인 법. 엉또폭포에 물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한라산에 비가 엄청나게 올 때 엉또폭포는 진짜 폭포가 됩니다. 


평상시 물 흐르지 않는 엉또폭포

평상시 엉또폭포는 그냥 바위 절벽입니다. 폭포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물이 어디서 어떻게 내리는지 상상 속으로만 그려봅니다. 엉또폭포는 비가 오지 않더라도 가볼만한 곳입니다. 웅장한 바위 절벽도 멋지지만, 주변에 난대활엽수임이 울창하게 풍경이 시원합니다. 올레길 7-1코스에 속합니다. 

      

제주도 1박 2일 즉흥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했는데 부슬부슬 비가 옵니다. 느낌이 썩 좋진 않습니다. 비는 다음날 아침에도 이어집니다. "아~ 이거 어디로 가야하나?" 그 때! 한라산에 폭우가 내렸다는 뉴스를 봅니다. "아하! 그렇다면 엉또폭포다" 

 

1시간 남짓 운전해서 엉또폭포까지 갑니다. 주차장이 꽉 찼습니다. 이번에는 느낌이 좋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모였다는 것은 물 흐르는 폭포 구경 온 사람이 많다는 증거일테니까요.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가는 길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5분 정도 걸어야합니다. 나무데크로 길이 만들어져 편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폭포에서 주차장으로 오는 사람들 표정이 밝습니다. 멋있다. 처음본다. 오길 잘했다. 등등의 말이 들립니다. 점점 물 흐르는 엉또폭포에 대한 기대가 커집니다. 

    

그 기대감은 점점 현실이 되가고 있습니다. 큰 울림이 느껴집니다. 사람들의 환호성도 들립니다. 폭포 옆 전망대에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저도 발걸음을 바삐 움직입니다. 저 무리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느덧 폭포에 가까워지고, 물이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폭포에 더 가깝게 다가갑니다.    





엉또폭포의 힘찬 물줄기

 

브라보. 대박. 엉또폭포에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물이 양이 엄청납니다. 정말 멋집니다. 50m 높이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압권입니다. 지금까지 본 폭포 중에서 감히 첫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풍경입니다. 주변의 푸르른 나무와 시원스럽게 하얀 포말의 폭포, 안개로 흐릿한 풍경, 신선세계에 온 듯 합니다. 

엉또폭포를 한 없이 계속 바라봅니다. 




물 흐르는 엉또폭포

 

엉또폭포에 여러 번 왔습니다. 비가 왔다고해서 물이 흐를까 기대감에 찾은 적도 있었지만, 좀처럼 폭포에는 물이 안 흐르더군요.  엉또폭포에 물이 흐르려면, 한라산에 7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야 한답니다. 제주도 여행길에 폭우를 만나셨다면, 실망하지 말고 바로 엉또폭포로 달려가면 됩니다.  


엉또에서 '엉'은 바위 그늘보다 작은 굴, '또'는 입구를 뜻하는 제주어입니다. '엉또'는 작은 굴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엉또폭포 있는 곳이 마치 굴처럼 숨어 있는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엉또폭포에서 내린 물은 약근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갑니다.

   




엉또산장. 무인카페입니다. 

엉또폭포 옆으로 엉또산장이라는 무인카페가 있습니다. 산장에서 잠시 쉬어가며, 엉또폭포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제주도의 자연은 신비롭고 특별합니다. 엉또폭포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주요 하천은 평상시에 물이 흐르지 않지만, 이렇게 한순간 큰 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라산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 물이 폭포로 이어지고요.  제주도 전체가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폭포를 보면서 어찌나 감동이고 흥분되던지요. 그 흥분은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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