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로 느낄 수 있는 감정들

속도와 숫자는 그저 숫자일 뿐

by 루테씨

2021.8.12

운동 6주 4일째


어제의 경험을 교훈 삼아 오늘은 '욕심부리지 않기'를 목표로 삼았다. 처음 달리기 시작했을 때의 두려움과 설렘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노력한 날이다. 초심을 찾기 위해 음악 플레이리스트도 "난생 처음 듣는 신곡리스트"로 선택했다.


초심과 함께 시작한 오늘의 운동이 오히려 어제보다 기록이 좋다. 오늘도 역시 달리면서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발목, 발바닥이 번갈아가며 아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픈 부분에 충격이 덜 가도록 내가 자세와 속도, 방향을 조절할 수가 있었다. 운동을 하면 할 수록 는다는 것은 진리이다.


내가 운동하는 공원은 작은 원 모양에 경사가 있다. 한쪽 방향으로 계속 달리니까 원의 안쪽에 있는 다리에 더 충격이 가고 동일한 곳에서 힘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오늘은 한 시간 동안 달리는 방향을 총 3번 바꿨다. 달리다가 휴식 겸 걷는 구간도 경사인 곳과 평지인 곳을 번갈아가며 바꿨다. 효과가 있었다. 통증은 덜 했고 기록은 어제보다 나아졌다.


오늘 선택한 나이키 런 가이드는 Two Mile Run 가이드이다. 2마일이면 약 3.2km이다. 욕심내지 않고 가볍게 그동안 열심히 움직여 준 몸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단순히 2마일이라는 거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선택했을 뿐인데, 오늘도 나는 가이드를 통해 배웠다.


Sometimes run flies and sometimes run is sluggished.

가끔 날아가는 것처럼 가볍게 달려질 때도 있고, 기어가는 것처럼 무겁게 달려질 때도 있다.

Don't worry about the pace and focus on the breathing and form.

페이스(속도)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호흡과 자세에 집중해보자.

It's great opportunity to work on the weaknesses.

부족한 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 내용을 어제 알았다면 그만큼 속상하지 않았을 텐데...

아직도 나는 달린이(달리기 어린이)이다.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차근차근 꾸준히 달려보자.


다음으로는 나오는 가이드의 내용은 달리기의 '목표'에 대한 내용이었다.


Start a run thinking about purpose.

목표를 생각하며 달리기를 시작해라.

Think about the things that you can get from running.

달리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자.

Endurance, joy, peace, clarity, strength, recovery, satisfaction and so on.

인내심, 기쁨, 평화, 맑아지는 정신, 강해지는 것, 회복, 만족감 등등


'달리기의 목표'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달리기의 목표란 얼마나 달릴 것인가, 평균속도를 얼마로 기록할 것인가 정도였다. 하지만 가이드를 통해 감정적인 것도 얻을 수 있었다니, 철학적인 큰 깨달음까지는 아니지만 나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또 깨달았다.


Pace and distance is just a number.

속도와 거리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It only tells you how far and how long you've run.

단순히 얼마나 멀리, 오래 달렸는지 알려줄 뿐이다.

Run is more than that.

달리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다.


내가 '달리기의 목표'로 삼은 것은 그냥 '숫자'에 불과한 1차원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라는 반성과 함께 한편으로는 내가 오늘 달리기의 목표를 '초심 찾기, 회복하기'로 잡았다는 사실에 쪼끔 뿌듯했다. 비록 몸에 무리를 주고 나서 세운 목표이긴 하지만.


가이드의 마지막은 미래에 되고 싶은 운동인의 모습으로 달리라는 내용이다.


Run like you assuming you in the future.

미래의 당신을 상상하며 달려보자.

Happy athletes? Kind and supportive athletes?

행복한 운동인? 친절하고 도움을 주는 운동인?

You can do that now because it has nothing to do with pace and distance.

지금 당장 상상할 수 있다. 속도와 거리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역시... 여자의 월례행사와 함께하는 일주일은 쉽지 않다. 몸도 정신도 평소보다 피폐해지는 느낌. 하지만 달리기 덕분에 이번달은 피폐함만 느낀 것이 아니라 뿌듯함도 같이 느꼈다. 이제 내일은 금요일이다. 다음 주에 운동을 제대로 못 할 예정이라 이번주는 주말까지 달려볼 예정이다.


욕심부리지 말고 즐기자!


00.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주인 잘 못 만난 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