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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미 Feb 12. 2019

무코타 이발소 / 오쿠다 히데오

#다이애나 스펜서 #다이애나 스펜서 패션 #바이크 쇼츠 #바이크 팬츠

서점에 갔더니 자기 개발서와 처세술에 관한 책이 난무했다. 책 제목만 봐도 진저리가 났다. 유행하면 왜 모두가 똑같은 책, 똑같은 이야기를 할까 싶었다. 그러다 눈에 확 띈 책이 보였다.

[무코타 이발소] 

"아버지, 나 직장 때려치우고 귀촌할래요"

띠지에 적혀있는 이 한 문장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골 탄광 마을 도마자와에서 나고 자란 가즈마사는 삿포로에서 대학을 나오고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도마자와로 내려와 이발소를 운영하겠다고 한다.

도마자와에서 아버지의 사업인 이발소를 물려받아 운영하던 가즈마사의 아빠, 야스히코는 펄쩍 뛴다.

미래도 없고, 젊은 이도 없는 이 시골마을에 돌아와서 무얼 하겠다는 건지...

아버지 야스히코는 기겁할 노릇이었지만, 아들 가즈마사는 막무가내로 직장도 때려치우고 이용기술을 배운다.

한 때는 탄광 덕분에 번성했던 마을이었지만 현재는 석유로 에너지 정책이 변환된 후, 경쟁력을 잃어 마을이 쇠퇴하였다.

마을 사람들은 여러 번 재기를 해보려 노력해보았지만 모두 물거품이 되었던 과거가 있는 곳이다.

이 곳에 가즈마사는 돌아와, 어떻게 해서든 마을을 다시 일으켜 보려고 한다.

무코타 이발소 - 오쿠다 히데오 / p58


시골 마을을 변화시키려는 젊은이들, 그러나 그 변화를 막는 주민들 사이에 티격태격 부딪히며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미 전 세대들이 시도해보았지만 망했다며 너희들도 어차피 망할 거라고 훼방 놓는 주민들은 젊은이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침몰하는 배인지 어떤지는 해보지 않고는 모르잖아."

"아버지 세대가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들의 권리까지 빼앗지 마세요."


현시대에 사는 윗 세대들이 변화를 시도하려는 아랫세대들을 공감하려 하지 않는 꼰대들이 생각나는 책이다.

일본 소설 [공중 그네]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도 분명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같은 작가입니다.)


주인공은 아버지인 야스히코이지만, 지난번 #아재 패션과 맞물릴 것 같아 아들 가즈마사를 주목하며 읽었다.

또 내 나름대로 해석인 아들 가즈마사가 아닌 딸 가즈마사로 상상하며, 도시에서 시골로 넘어간 2030 세대의 패션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故 다이애나 스펜서 (1961.07.01~1997.08.31)

개인적으로 다이애나 스펜서의 소탈한 성격이 묻어나는 그녀의 뛰어난 패션감각을 좋아한다. 셔츠에 청바지, 맨투맨에 청바지를 입어도 귀품이 묻어나는 그녀만의 스타일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영국 왕실, 찰스 왕세자의 전 부인이자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의 어머니이다. 사실상, 대중들 앞에서는 늘 환하게 웃으며 모범적인 부부의 모습을 연출하였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찰스 왕세자가 적지 않게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였다. 불륜녀인 카밀라가 있었고 결혼 중에도 계속 끊임없이 만나는 등, 다이애나는 큰 충격에 거식증과 폭식증 등을 겪었다고 한다.(나쁜.... XX)

다행인 것은 다이애나가 참고만 살지는 않았다. 물론 맞바람 등 나쁜 길을 택하기도 하였지만 그동안 찰스가 다이애나에게 빅엿을 선사한 것보다는 아주 작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녀는 이혼 후 인터뷰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결혼하기 전 잠깐 친구들과 아파트에서 독립했을 때'라고 말할 정도로 정말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끔찍했던 왕실 생활을 버티게 해 준 건, 그녀의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이애나는 유모에게 의지하기보다는 직접 두 아들을 보살폈다. 아들을 위해서 15년간 온갖 정이 다 떨어진 왕실에서 그녀의 한줄기 희망이었을 것이다. 어느덧 성인이 된 윌리엄과 해리 왕자에게 다이애나에 대한 추억을 들어보면 '살아 있었다면 장난기 많은 할머니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다이애나가 얼마나 자녀 간의 친밀감이 높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이애나의 패션

영국 왕실에서 보여 준 그녀만의 패션 스타일은 그 당시 영국 사회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었다. 케이트 미들턴, 메건 마클 등 자신의 며느리들이 닮고 싶어 하는 스타일 아이콘으로 늘 언급되는 다이애나비.


다이애나는 왕실 첫째 며느리로서 고급스럽고 귀품 있는 액세서리 매치를 훌륭하게 소화해내었다. 특히나, 과감한 컬러감의 슈트를 소화해내어 인상적인 스타일링을 꽤 많이 해내었다.

내가 [무코타 이발소]를 보며 다이애나비를 떠올리게 된 이유는, 그녀의 평소 캐주얼한 패션 스타일 때문이었다. 왠지, 도시 삿포로에서 시골 도지마와로 돌아온 가즈마사는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룩을 연출했을 것 같다.

평소 청바지를 즐겨 입었던 그녀는 화이트 셔츠와 재킷,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등 요즘 보아도 어색하지 않을 멋진 룩으로 항상 나타났다. 올곧은 자세와 애티튜드로 그녀만의 시그니처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승마를 즐겨하던 그녀는 데님 웨어에 웨스턴 부츠, 오버롤즈를 입으면서 시크한 캐주얼룩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아들과 함께 찍힌 사진은 아직도 화두가 될 만큼 패션계에 많은 영감을 주는 뮤즈로서의 역할도 다하였다.


1997년 8월 31일 파리, 파파라치를 피해 과속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다이애나는 왕실 덕분에 얻게 된 파파라치 플래시 세례에 그녀를 죽음까지 몰고 갔다. 15년 간 불행한 결혼 생활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지 얼마 안 된 상태로 홀연히 떠나버린 그녀가 안타까울 뿐이다.


얼마 전, 다이애나 비의 스타일을 오마주한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지구 상에서 가장 핫한 패션 디자이너라는 별칭이 있는 버질 아블로이다. 2018 S/S  Off White(오프 화이트) 컬렉션에서 그는 말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스타일링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다이애나 비의 데일리룩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싸이클링 쇼츠라고도 불리는 바이크 쇼츠이다.

하이패션을 점령한 스트릿 웨어 그리고 점점 더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는 애슬레저 룩의 인기와 합쳐져 바이크 쇼츠에 대한 주목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박시한 맨투맨에 매치한 바이크 쇼츠, 어글리 슈즈에 스포츠 양말까지. 1995년 사진 속 그녀의 모습은 당장 주말,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패션 아이콘의 스타일은 정말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녀이다.


2018 S/S Paris_Off White_Colletion

#오프 화이트는 다이애나의 컬러풀한 바이크 쇼츠를 러플 장식의 테일러드 재킷과 매치하였다.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의 이 룩은 바이크 쇼츠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참고: 엘르 코리아) 


Chanel 2019 S/S

2019 S/S 컬렉션에서 더 많은 바이크 쇼츠들이 선보였다. 모래 사장을 배경으로 모델들 모두 맨발로 나와 큰 화제가 되었던 샤넬 컬렉션이다. 밀짚모자와 트위드 재킷과 매치한 바이크 쇼츠가 시크하면서도 클래식한 무드가 느껴진다. 


Fendi 2019 S/S

펜디 컬렉션에서도 바이크 쇼츠를 보여주었다. 바이크 쇼츠에 컬러 배색을 가미하여 더욱 스포티한 실용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Jaquemus 2019 S/S

자크뮈스 컬렉션에 등장한 니트 소재의 바이크 쇼츠는 오버 사이즈 셔츠와 매치하여 글램 한 캐주얼룩을 완성시켜주었다. 명도 높은 오렌지 컬러의 쇼츠와 그린 컬러 벨트백의 컬러 매치로 더욱 시선을 끌 수 있는 룩을 연출하였다.


컬렉션에서 바이크 쇼츠를 알아봤다면, 리얼웨이 룩에서 바이크 쇼츠를 만나보자.

켄달 제너

집업 맨투맨과 스틸레토 앵클부츠를 매치한 그녀, 그녀만의 색깔로 에지 있는 룩을 만들었다.


오버 사이즈 재킷을 매치하여 바이크 쇼츠만이 가진 섹시한 매력을 부각했다. 특히, 버버리 재킷에 나이키 바이크 쇼츠를 매치한 패션피플에게 눈길이 간다.



호주 패션 디렉터 크리스틴 센테네

내가 바이크 쇼츠를 최근에 접한 건 호주 패션 디렉터 크리스틴 센테네이다. 힙까지 덮는 오버사이즈 재킷으로 딱 붙는 바이크 쇼츠의 최대 부담인 힙을 가려주어 부담 없이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다가 올봄에 바이크 쇼츠와 오버사이즈 재킷으로 스타일링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참고: 엘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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