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특징이 있다. 바로 호기심과 질문이 샘솟듯 넘쳐난다는 점이다. 궁금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쉴 새 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어떨 때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질문을 던져 부모들을 지치게 만든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으니, 아직은 세상을 배워가는 어린 나이인 것이다.
물론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른다고 해서 세상이 당장 어떻게 되거나 살아가는 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중 몇 가지를 나열해 본다.
시간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간다', '흐른다', '날아간다'고 표현한다. 마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잡을 수 없는 무언가처럼. 시간은 세상에 존재하는 한 떨어질 수 없는, 그림자처럼 항상 우리 곁을 따라다니는 존재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시도 떨어질 수 없다.
시간과 헤어지는 순간은 우리의 심장이 마지막 고동을 멈춘 뒤에야 찾아온다. 티 없이 맑게 웃던 어린 시절에도 시간은 우리 곁을 지켰지만, 단지 그때는 그 존재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 철이 들면서 시간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듯 느껴질 때가 있다.
시간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있다. 시간은 언제부터 태어났을까?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나는 이 거대한 시간의 강물 속에서 어디쯤 떠내려와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신체와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인체는 약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포들은 끊임없이 죽고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그러므로 지금 거울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은 과거의 나가 아닌, 새롭게 태어난 나이다.
신체에 대해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세포의 구성과 변화에 대해 다 알지 못한다. 인간이 우주를 탐험하듯 밝혀진 일부만 이해할 뿐이다. 나 자신을 알려고 애쓰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피부 아래에서, 두개골 속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해 무지하다.
또한 동그란 눈망울의 어린 시절, 여드름 나던 청소년 시절, 어른이 된 모습, 주름이 새겨진 노년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모한다. 어디 이뿐인가. 성형 수술로 칼날 아래에서 새로운 얼굴로 태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므로 외적인 판단을 통해 '나'라고 이야기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보이지 않는 정신은 어떨까?
정신도 역시 변한다. 세월이 흘러가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이 쌓이면서, 목표나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어디 이뿐인가. 내가 나를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도덕을 실천하려는 나와 욕망에 이끌리는 나, 둘 중 진짜 나는 누구인가? 때로는 이성이 이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욕망이 이성을 짓밟기도 한다. 특히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눈앞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을 두고는 참을 수가 없다.
어느 것이 나의 본 모습인가? 내가 나를 잘 통제하지 못하는데 어느 것이 과연 나의 모습인가? 안타깝게도 완벽히 자신을 통제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생각은 어디에서 솟아나 어디로 사라지는가?
생각의 샘은 뇌의 어느 주름 속에 숨어 있는가? 끝없이 솟아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를 잘 모른다고 해서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이니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인생들에게 이렇게 조언하신다. "오 여호와여, 사람의 길이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것을 제가 잘 압니다. 발걸음을 인도하는 것은 걷는 사람에게 있지 않습니다."(예레미야 10:23 신세계역 성경)
하느님께서는 창조주로서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분이다. 우리의 감정과 필요를 손바닥 보듯 환히 아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방황하지 않고 우리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체와 정신을 만드신 분에게 가까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하기를 원하시며 잘되기를 바라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인도와 가르침에 기꺼이 순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기도 하다.
오늘은 하늘에서 보슬보슬 눈이 내린다. 마치 포근한 어머니가 따뜻한 품으로 우리를 감싸 안듯, 세상이 부드러워진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사람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점을 이렇게 말씀해 주신다.
"젊은 시절에 너의 위대한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괴로운 날이 닥치기 전, 인생에 낙이 없구나 하고 말할 해가 이르기 전에. 모든 것을 들려주었으니, 결론은 이러하다. 참하느님을 두려워하고 그분의 계명을 지켜라.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다." (전도서 12:1, 13 신세계역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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