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무 많은 정보가 때론 발목을 잡습니다.

by 긍정의마나

3월 27일은

저희가 결혼한 날이에요.

오빠낳고 13년만에 얻은 딸이

시집을 간다고 하니

걱정반 서운함반 아빠는 밤새 한숨도 못주무시고

마당을 서성이셨습니다.


딸을 시집보내려니 심란한데

아침 친정집 산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고 ...


마당에 봄이라 매화꽃이며 목련이 피었는데 왜 밤새 눈이 왔냐고...

시골에서 도시로 결혼식장을 가야하는데

길미끄러울까봐 걱정하는 아빠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눈이 오면 잘산다고 했다고 "우리 숙희가 잘살려고 봄에 눈이 왔네~~" 라고 하셨다고

아빠는 지금도 그이야기를 하세요.


시골에서는 아직도 아이 하나를 키우기위해서 온 동네사람들이 나섭니다.

저도 그랬어요.

우리 마을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

제가 저희 동네 제일 막내였고,

제 뒤로도 아직도 애기 울음소리가 없으니까요.


저는 이런질문을 자주받아요.

어떻게하면 그렇게 꾸준히 할수 있냐

동기부여가 있느냐고 물어 보시는데


저는 제 어린시절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시골에서 컷어요.

한반에 20명도 안되는 작은 시골학교...

학교를 한번가려면 걸어서는 1시간 버스를 타면 30분을 걸어야 겨우 갈수 있는

지금아이들은 상상도 못하는 그런 학교를 다녔어요.


6살 꼬맹이때부터 시골산길이 무섭기도 한데

어떻게 다녔는지

저는 10년을 넘게 꼬박 학교를 매일 걸어서 다녔습니다.


어쩔수 없는 차선책이 없는 선택의 여지조차 없는 길이였지요.

어린꼬마에게 다른 길이 있는것도 아니고,

자전거가 있거나 부모님이 형평이 되어서 차로 가지고 데리고 다닐수도 없다는걸

저는 알고 있었으니깐요.


우리는 한가지일을 하려고 할때 때론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너무 많은 최상의 완벽한 정보만을

원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머가 좋은지 나쁜지는 내가 직접 내가 해봐야지만 아는건데

그때 수정하면서 나가면 되는 단순함이 없이

행동보다 최상의 정보만을 먼저 얻고 싶어 하는게 많은것 같아요.


어떻게 그렇게 무식하게 한가지일을 오래 할수 있느냐

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오히려 저는 단순한게으름 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검색하고 따지고 하는 시간에

그냥 내가 먼저 내 두발로 걸어보고

그냥 내가 먼저 메모지에 글을써보고

그냥 내가 먼저 내작은 미래를 그려보고

그럼 되지 않을까?






객지생활하면 '거창'이라고 적혀있는 사과박스만 봐도

반가운데

뉴스에서 산청이야기가 나올때마다

친정엄마아빠 걱정도되고

엄마한테 전화를 하면

"엄마~~~" 하고 니가 문열고 들어올까봐

매일 조마조마하다고

집에는 절대 오면 안된다고 하시는데

내 결혼기념일 눈이 소복히 내려도 서운해 하지않을테니

비가 펑펑 퍼부어도 속상해 하지않을테니

비좀 많이 퍼부어 주길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떻게하면 내 삶을 바꿀수 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