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핑검사관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기
드디어 기다리던 베이징행 비행기표가 도착했다. 평창과 도쿄에 이어 세 번째로 참가하는 올림픽 대장정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그런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보내온 비행기표가 이상하다. 한국에서 좌회전하면 2시간 조금 넘어 베이징에 도착인데 예약표에는 한국에서 우회전해서 도쿄 나리타로 가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공항에서 7시간 정도를 대기하다가 밤 9시나 돼서야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고 다시 좌회전해서 베이징으로 오라는 것이다. 마치 동남아 순회공연을 연상케 하는 코스다.
코로나 여파로 중국의 하늘 길이 막혔다고 하더니 이제 실감이 난다.
출국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요즘 중국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졌다는 글들이 많다. 얼마 전 바뀐 코로나 검사기준도 올라와 있고 최근 6개월 이내에 찍은 사진이 아니면 비자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글을 보니 마음이 분주하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인원에 대해서 비자를 우선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중국 정부의 지침이 이미 각 나라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전달되었다는 것이다.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해 보기로 한다.
먼저 이번에 사용하려고 했던 2년 전 비자 사진을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세월의 흔적이 정직하게 담긴 사진을 다시 찍고 미리 출력해둔 비자신청서, 방문 예약증, 사진 1매, 취업허가서, 초청장, 출입국 사실확인서, 코로나 백신 접종증명서, 여권과 여권사본 등을 챙겨 서울 남산의 중국 비자 발급센터를 방문했다.
09시 오픈과 함께 서류를 접수하고 지문을 찍고 수수료를 지급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30분. 이제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병원을 예약할 차례다. 2월 3일 출국에 맞춰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은 출발일 기준으로 96시간 전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하고, 72시간 전에 또 한 번의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시간들이 구정 연휴기간이라서 해외 출국에 따른 코로나 검사를 하는 병원이 거의 없다는 점. 사방에 수소문을 해보니 서울의 한 의료재단이 연중무휴로 운영한다는 정보를 얻고는 부랴부랴 예약을 마쳤다.
오는 길에 건강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My2022' 앱을 켜고 오늘의 몸 상태를 입력한다. 이 과정은 입국해서 다시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매일 해야 하는 절차다.
원래 멀티 플레이를 즐기는 편이지만 이번 준비는 만만치 않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서는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문제가 생기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 주 비자 발급센터를 다시 방문해서 여권과 비자를 받으면 기본적인 준비는 얼추 끝나는 셈이다. 하지만 진짜 준비는 따로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사용될 도핑검사 규정을 숙지해야 하고 오랜 시간 근무에 대비해 몸도 만들고 무엇보다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방역수칙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꿈의 순간들이 목전에서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요즘 들어 더 절절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