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남편은 각자의 용돈 50만 원으로 밥 먹고 친구 만나고, 커피도 마시고 술도 마시고 하고 있다. 이 안에서 경조금을 해결하기도 하는데, 그럼 정말 일주일에 10만 원씩 x 4주, 40만 원밖에 못쓰게 된다. 1주일에 10만 원이라는 돈이 뭐 괜찮겠네! 싶겠지만, 난 무려 오늘 점심에도 팀에서 커피를 산다는 명목으로 2만 원은 쓴 것 같다. 게다가 친구 생일이니 2만 원짜리 배스킨라빈스 기프티콘, 아침에 나를 위한 작은 힐링타임 커피 한잔, 퇴근길 간단한 용건으로 병원에 들러서 쓴 돈 하면 금방 10만 원이 소진이다.
그리고 둘이서 집이나 외식을 하는 비용은 공동 생활비 50만 원으로 생활한다. 이 돈으로 크린토피아에서 세탁도 해야 하고, 세제도 사고 마스크도 사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돈으로는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갚고 난 돈으로는 비상금 통장에 넣는다. 대출원리금을 갚으면 갚을수록 이자가 줄고 비상금이 많아지는 게 기분이 좋다. 은행으로 갈 돈이 나에게 쌓이는 기분이라 더 좋다.
비상금은 처음에 50만 원으로 시작해서 이자를 갚으면서 점점 몇 만 원씩 올라가고 있는데, 이 돈으로 월말에 생활비가 다 떨어졌거나, 각자의 용돈이 다 떨어졌으면 5~10만 원 수준으로 리필해서 쓴다. 다만, 이 리필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정해진 1달을 끝까지 최대한 정해진 버짓 안에서 쓰려한다.
그래도 정말 한계에 다다르면 서로에게 어느 정도 금액이 필요하다고 같이 공유를 하고 꺼내서 쓴다. 서로가 당연한 듯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쇼핑하고 싶은 거 참고, 내가 후배들 있을 때 거하게 쏘고 싶은 거 참고, 내가 편히 택시 타버리고 싶은 거 참고 살고 있고, 내 남편도 그렇게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만큼 쓴다.
비상금 통장은 둘이 서로 입출금 내역과 현재 모은 돈을 볼 수 있도록 카카오 뱅크 모임통장으로 만들었다. 비상금 외에도 연간 부모님 용돈과 자동차보험을 위해서 매달 34만 원씩 x 12개월씩 모으고 있다. 예상 가능한 지출로 인해 스트레스받지 않고 미리미리 우리끼리의 보험을 들어놓는 격이다. 그래서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때에는 따로 적립해온 우리의 예상 가능한 비상금에서 지출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 이 비용은 카카오 뱅크 모임통장의 세이프 박스 기능으로 따로 모으고 있다. 이자도 조금씩 준다!
용돈이나 생활비 리필 외에도 가끔 여행을 갈 일이 있거나, 서로의 생일에 근사한걸 먹으러 가고 싶거나 할 때에 사용하고 있어서 이 비상금으로 가끔은 특별한 하루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이렇게 여행도 가고 근사한 식당도 갈 거면 생활비에 그냥 포함해서 하는 것과 조삼모사이지 않을까 싶을 수 있지만. 당연하고 평범하게 영위하는 소비와 아끼고 아꼈다 소중하게 사용하는 한 번의 기회는 짜릿함이 다르다! 더 행복하고 더 특별하다!
앞으로 비상금이 조금 더 모이면 이 안에서도 병원 등으로 진짜 급한일이 있을 때 쓸 비상금 / 경조사비 등으로 필요한 비상금 / 우리가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리프레시 비상금으로 좀 더 세분화시켜 놓으면 더욱 마음 편히 가계부 관리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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