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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창완 Jul 18. 2018

심리적 책읽기 공간 만들기

아이가 책을 사랑하는 공간과 환경 만드는 법

공간의 높이에 의해 문제해결능력이 결정된다? 


미네소타 대학의 조앤 마이어스 래비(Joan Meyers-Levy)교수의 연구 결과, 천장이 30cm높아지면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이 2배 높아진다고 한다. 이를 통해 우리집 단독주택을 건축할 때는 아이들이 다같이 공부하는 공간을 아래와 같이 높은 층고가 있는 거실에 만들었다. 


판교 단독주택 북스텝 2.5의 높은 층고의 거실과 아이들 방이 연계된 공간 아이들이 방에서 나오자 마자 책의 향연이다


어딜 가나 책을 보고 접할 수 있도록 집안을 곳곳에 책장을 만들었다. 

계단참, 

거실의 벽, 

실의 큰책상 옆, 

다락의 안쪽과 바깥쪽,

1층의 툇마루 공간,

아이들 자는 머리맡에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다 잠들수 있게 하였고(자율적으로),  부모의 취미 생활이나 이달의 책은 거실에서 보이는 전시 공간을 만들어 전시하였다.  


다락의 안쪽과 바깥쪽의 책창 ⓒ 진효숙

 

계단 참에서도 책장을 만들어 어딜가나 책을 앉아서 보고 읽고 창밖을 내다보도록 창의 높이와 책장을 맞추어 계획하였다. 
거실에서 보이는 취미와 관심사에 대한 가족의 큐레이팅 공간



이 거실은 특히 북향인데, 박물관이나 갤러리의 전시 공간은 북향으로 창을 내는 경우가 많다. 

작품을 관람하는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북향의 빛은 은은하게 비추어 들어오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집중이 잘되는 빛이다. 특히 천창을 북향에 달았는데, 천창하나가 일반 창에 비해 같은 면적 대비 3배의 빛을 들여온다. 뿐만 아니라 북향의 은은한 빛을 들여옴으로서 높은 공간에서도 집중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공사가 진행될 때 안전한 상황에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이 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물었더니 지붕에 창문이 있어서라고 했다. 창문으로 새도 보이고 태양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달도 보인다. 우리집의 아이가 목욕하면서 달이랑 인사 나누고 대화했던 이야기는 tvN <이집사람들> 8회를 통해 공개되면서 유명해졌다. 


거실의 천창에서는 은은한 빛이 들어오고 그 위로 나무와 새집도 보인다. 아이들은 이 창을 통해 새와 대화한다.


이를 통해 단독주택에 이사오고 나서 미디어 중독이었던 아이가 책에 중독되었고 자기전이나 아침에 일어나서도 책부터 찾고 스스로 읽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게 되었다. 책 읽는 재미를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억지로 책을 읽히게 하지 않으면서도 공간 계획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변화되고 그 재미를 찾게 되어서 매우 기쁜 순간이었다. 

1층의 주방쪽에서 엄마가 음식을 할 때 아이들이 놀고 책을보는 툇마루 공간(아래는 수납)





이렇게 집의 창문 계획, 층고는 단독주택을 지을 때 가능하지만, 

집과 창의 방위에 따른 공부방 계획과 책장 계획은 아파트나 빌라의 평면적인 공간에서도 입체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예를들면 

어린 아이들의 경우 벙커침대를 만들고 자는 공간에 램프와 책을 두거나, 

숨을 수 있는 작은 다락실과 같은 공간을 나무 박스로 만들어 두고 자신의 아지트를 만들어줄 수 있다. 

다같이 공부하는 공간에서의 책과 램프의 배치로 심리적으로 책을 읽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 준다. 


최근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에서도 일부러 책을 읽고 싶은 테이블과 조도를 만들어 두는데 책을 먼저 좋아하고 읽고 싶게 만들어야 공부와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파이낸셜 뉴스



요즘과 같이 너무나 쉽게 접근하는 미디어 홍수 시대에 

억지로 책을 읽히기는 너무 어렵고 오히려 책이 싫어지는 부작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쉽게 접근하고 자극 받는 미디어는 인간의 전두엽을 자극하고 발전시킬 수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사고하고 생각하는 능력

미래에 인공지능과 경쟁할 아이들에게 인간만의 특별한 슈퍼 파워를 줄 수 있다. 



이 시대에 아이에게 책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선물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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