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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Nov 01. 2019

무분별한 회의, 회사에서 하는 가장 어리석은 짖

직원들 일 좀 하게 내버려 둡시다.


기업인들은 일 잘한다고 생각하면 사람을 해고하고 침팬지를 고용할 사람들


  전 남성연대 대표 고 성재기 님이 한 말이다. 나는 이 말이 기업의 특성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기업은 이윤추구를 가장 우선시하는 조직이다. 기업은 적은 돈을 들여서 큰 성과를 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한다. 원가절감, 품질개선, 제품의 다양화, 마케팅, 인수합병 등 이 모든 것은 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다. 현재 1을 투입해서 5를 얻는 것이 있는데 1을 투입해서 10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이고-공정이 변경돼야 한다면 그에 따른 초기 비용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익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5를 투입해도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이 과정은 과감히 없애버릴 것이다. 


  하지만! 기업에서 이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회의다. 여기서 회의는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회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필요하고 엄청난 성과를 가져오는 회의들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회의는 그렇지 못하다. 회의에는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 시간은 곧 돈이다. 시간은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 사원의 한 시간, 과장의 한 시간, 임원의 한 시간은 그 가치가 다르다.


  만약에 과장 8명이 모여서 한 시간 회의를 했다고 하자. 과장 8명의 한 시간은 과장 1명의 8시간과 같다. (모든 과장들의 임금과 성과가 같다고 가정한다) 이는 과장 한 명의 하루 근무시간과 같다. 그렇게 회의를 해서 나온 결론이나 성과가 없다고 하면 과장 한 명의 하루를 아무것도 안 하고 헛되이 보낸 것과 같다. 그뿐만 아니라 회의 준비시간까지 포함하면 그 비용은 더욱 크다.


  회사생활을 해보면 알지만 이런 회의가 무수히 많다. 그런데도 회사에서는 이런 회의를 계속해서 고 있다. 많은 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일을 방치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가장 우선시한다는 기업답지 못하다.  우리 회사를 예로 들면 매주 납기 미팅을 한다. 먼저 팀별로 각자 담당고 있는 업무를 정리해서 미팅을 한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이 모여서 1시간 정도 미팅을 한다. 그러고 나면 각 팀장들과 담당 임원이 다시 납기 미팅을 한다. 그다음엔 여러 부서의 부서장과 팀장 및 주요 인원들이 참석해서 미팅을 한다. 이 미팅에는 임원, 부장, 차장 등 높은 직급의 고급인력 20명가량 참석하고 1~2시간 진행된다. 그전에 진행했던 팀 미팅, 부서 미팅은 이 회의를 위해서 진행한 것들이다. 회의를 위한 회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미팅을 통해서 뭔가 해결되는 것들은 상당히 미비하다. 그리고 미팅을 하지 않았더라도 아무 문제없이 흘러갔을 일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 회의에 투입된 비용을 따져보면 사원의 1~2주 정도의 시간이 투입된다.  이렇게 어마한 비용을 투입하고 얻는 성과는 0에 가깝다. 이 회의만 없어도 사원 1,2명 채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실제로 이 만큼의 효과가 날지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어서 미지수지만 계산 상으로는 그렇다) 회의 준비하고 회의하는 시간 동안 업무 처리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훨씬 이득일 것이다.


  전에 근무하던 회사에서는 회의실을 예약할 때 참석자들과 회의시간을 기입하면 회의비용이 자동 산출돼서 표시가 되었다. 그 금액을 보면 우리가 지금 하는 회의가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회의를 통해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야 하는지, 아니면 이 회의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회의는 무분별하게 진행된 것이 현실이었지만..)


  회의하기 전에 회의에 투입되는 비용 생각하고, 꼭 필요한 회의인지 생각하고 불필요한 회의는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다. 회의만 했다 하면 이 사람 저 사람 무분별하게 참석시키는 상사들도 많은데 직원들 일 좀 하게 내버려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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