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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도 Sep 27. 2024

뇌출혈, 회복운동

인왕산 공원(2023.5.26)

2023.4.24 병원 퇴원 후 주 2회 재활 통원치료를 하면서 집 주변을 걷기 시작했는데, 날씨도 좋고 아카시아 꽃 향기를 맡으며 또 버찌가 익어가는 걸 보며 걷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주어진 휴식 같은 시간이어 아직 왼쪽눈 안대를 하고 있었고 어지럼증도 꽤 있었지만 오전, 오후로 나누어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5월 초 어느 날 집 뒤에 있는 인왕사에 도전했는데 입구 경사가 매우 가파르고 위험해 쩔쩔매며 올라가기는 하였지만 절 뒤의 선바위까지는 가 보지 못하고 대웅전 정도만 보고 돌아왔다



그러다가 5.26에는 인왕정-선바위-국사당-인왕사로 거꾸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해 다녀왔는데 선바위가 주는 기괴함이 잠깐 두렵기도 하였으나 다녀오고 난 후의 성취감은 재활의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하였다


이후 무악재 고개를 가로지르는 하늘다리를 건너 안산 둘레길로 서대문 형무소 공원까지 도전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천천히 돌아 2시간 넘게 소요되는 코스였지만 조금씩 시간을 단축해 나가고 쉬는 횟수도 줄여 나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후 문여사의 지도 속에 안산공원 둘레길 전체를 돌게 되었는데, 조그만 오르막이라도 나올라치면 쉴 궁리부터 하는 통에 저녁 약속에 늦게 되자 서대문 형무소 공원까지만 함께 하고, 날 버려둔 채 서둘러 약속장소로 향하는 걸 보면서, 꼭 재활에 성공해야겠다는 굳은 결심도 하게 되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두고 떠나는 문여사를 보면서 '내가 재활에 성공하지 못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남아있다면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내 곁을 훌쩍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잠시 들었던 건 아닐까?


어쨌건..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서울 하늘과 녹음 속에서 편안하게 재활에 전념할 수 있게 후원해 준 문여사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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