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블라인드에서 모 한의사분이 올려주셨던 글을 보았다. 부동산이나 예/적금, 주식 중에서 복리로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오직 주식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언제부터 투자를 시작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식으로 매년 약 1억 원 정도 씩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복리의 마법을 직접 경험하고 계시다고 했다. 축하와 부러움, 시기와 질투 등 댓글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을 보다 나는 내 생각보다 복리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훨씬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년 1억 원씩 자산이 늘어나는 복리의 마법이 자신에게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분들도 크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시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일까? 나는 복리의 힘을 눈으로 보기까지의 시간이 우리에게 너무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1,000만 원의 투자금이 있고 매월 100만 원씩 저축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가정해 보자. 누군가 1,000만 원을 투자하면 연말에 80만 원의 이자를 가져다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장담하건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80만 원밖에 안주나며 제안을 거절할 것이다. 한 달에 고작 7만 원 정도 저축하는 꼴인데 차라리 맛있는 음식을 한 번 더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방금 이 선택으로 매년 자산이 1억씩 불어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다.
우리가 복리란 것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80만 원이라는 금전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 8%라는 연평균 수익률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한다. 매월 100만 원씩 추가로 주식에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8% 연평균 수익률로 확보할 수 있는 1년 차 평가 투자 금액은 약 2,333만 원으로 원금 대비 약 133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동일하게 투자했을 때 2년 차의 평가 투자 금액은 약 3,777만 원으로 투자 원금인 3,400만 원 (초기 1,000만 원 + 2,400만 원) 대비 377만 원의 수익을 본 셈이 된다. 24개월 간 고작 377만 원을 벌었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25년 간 이렇게 투자했을 때 우리의 자산은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20년 차에 투자 원금은 2억 5천만 원이 되고 원금 대비 우리는 3억 9천만 원의 수익을 얻어 6억 4천만 원의 자산을 가지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25년 차에 10억 2천만 원이었던 평가 금액이 26년 차에 11억 2천만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드디어 위에서 언급했던 1년 만에 자산이 1억씩 증가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8% 연평균 수익률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주식 시장의 주요 ETF 연평균 성장률이 최소 9%에서 최대 24% 정도에 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글에서 제시한 수익률이 그다지 무리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동일한 기간 개별 종목을 잘 공부하고 투자했다면 연평균 수익률을 최대 27%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투자로 큰돈을 벌고 싶다면 나는 그 기간도 충분히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기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는 방법은 이 세상에 로또밖에 없으니 말이다. 표에서 보았던 것처럼 처음 몇 년간은 수익이 나지 않을 수도 있고 수익이 난다고 가정해도 그렇게 기분 좋은 금액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버티라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자랄 시간을 충분히 주라고 말하고 싶다. 투자 금액이 100만 원보다 적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거위가 자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리게 자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