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 내리는 겨울
우산을 들고 저녁 산을 올랐다
어두운 나뭇가지 우듬지로
커다란 까마귀 한 마리 척 앉았다가
창 날아오른다
땅거미 깔리는 산속 어딘가에서
삐릿 삐릿 삐 새소리 가열차다
검은머리 박새를 닮은
빼빼 마른 이름 모를 작은 새 한 마리
떡갈나무 가지 끝에 앉아
쯔릅 삐 삐릿 삐
산속을 뒤흔들며 날카롭게 울더니
고개를 까딱까딱 까딱
작은 새 따라 마른 잎사귀도 까딱
나는 집에 갈 생각을 까먹고,
그 사이 비가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