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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는 스타트업 혁신을 죽일까?

스타트업은 다시 오피스로 돌아가야 하는가?

by 유니콘정글클럽 Mar 23. 2025
재택근무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이상적인 근무 형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는 특수한 조직 구조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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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빠른 실행력, 창의적인 협업, 그리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생명이다. 그런데 이러한 핵심 요소들이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무너진다. 지금부터 왜 스타트업에게 전면 재택근무가 '자살행위'에 가까운 선택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맞춰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재택근무는 대기업에게는 효과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같은 대기업은 정형화된 프로세스와 분업 구조를 갖고 있다.   

명확한 역할 정의

표준화된 워크플로우

점진적인 개선과 안정적인 운영

이러한 구조에서는 비동기적 커뮤니케이션과 정해진 업무 루틴이 잘 작동한다.
 즉, 대기업은 ‘시스템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원격 환경에 잘 맞는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아니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으로 혼란 속에서 실험하고,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실패를 반복하는 조직이다. 아이디어는 회의실이 아닌, 복도에서의 우연한 대화에서 나오고, 문제 해결은 일정이 아닌, 화이트보드 앞에서의 즉흥적인 논의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창의성과 속도는 줌(Zoom)과 슬랙(Slack)으로는 복제할 수 없다.


재택근무가 스타트업에 미치는 4가지 치명적 영향

1. 혁신의 속도가 느려진다   

원격 협업은 모든 것을 ‘일정’ 중심으로 만든다.

즉석 피드백, 빠른 실험, 비형식적 브레인스토밍이 사라진다.

캘린더에 적힌 회의가 끝나면, 업무도 끝난다.

혁신은 ‘우연한 순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재택근무는 그 ‘우연’을 없앤다.


2. 문화가 약해진다

스타트업 초반 팀원은 기업의 DNA를 결정짓는 핵심 존재다.

함께 고생하고, 함께 성장하며, 조직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그런데 모두 각자의 공간에서 일한다면, 공감도, 소속감도, 동료애도 생기기 어렵다.

‘같은 공간에서 겪는 경험’은 문화의 뼈대다. 줌 속 사람은 동료가 아닌 ‘화면 속 타자’일 수 있다.


3. 미묘한 불일치가 누적된다   

작은 팀에서는 '우선순위와 방향의 완벽한 정렬(alignment)'이 필수다.

재택 상황에서는 메시지 전달이 늦고, 불명확하게 전달되기 쉽다.

결국, 각자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비효율이 누적된다.

‘간단한 질문 한마디’가 몇 시간 뒤에야 답변되는 조직에서 속도를 낼 수 없다.


4. 구성원이 점점 ‘그냥 직장’으로 느낀다   

스타트업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다.

초기 멤버들에게는 ‘함께 만드는 감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원격근무는 이를 ‘외주’처럼 만들 위험이 있다.

동기부여는 연봉보다 ‘함께 한다는 감정’에서 더 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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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ipe와 Tesla가 돌아온 이유

 Stripe는 초기에는 전면 재택을 도입했지만, 창의력 저하, 조직 정렬 문제를 경험하며 다시 오피스로 회귀하고 있다. Tesla의 엘론 머스크는 아예 단호했다. “혁신은 대면 협업에서 시작된다.” 특히 테슬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가 융합되는 복잡한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실시간 피드백과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생산성만 유지해서는 안 되고, ‘혁신’을 만들어야 하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재택을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다음을 고려하자.

1. 중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대면   

제품 출시, 전략 전환, 투자 유치 준비 등 핵심 이벤트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라.

2. 정기적인 리트릿 & 오프 모임   

완전한 원격이 불가피하다면, 분기별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팀 결속력을 다져라.

3. 사무실은 ‘일하는 곳’이 아니라 ‘모이는 곳’으로 디자인   

개인 작업은 어디서든 가능하지만, 협업은 공간이 필요하다.

창의적 충돌이 일어나는 구조를 만들어라.

4. 하이브리드 모델을 고려하라   

주 2~3일 출근 체계로 유연성과 협업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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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스타트업은 창의성과 속도가 생명이다

대기업은 구조와 안정이 우선이고, 원격으로도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아직 태동기. 속도, 창의성,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시기다. 모든 업무가 슬랙과 줌으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는 여전히 화이트보드 앞에서 탄생한다. 당신의 팀은 진짜 ‘같이’ 일하고 있는가, 단지 연결만 되어 있는가?


지금, 물리적 공간이 다시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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