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헥토르 Oct 06. 2018

야근 때 생각 28

시간: 17:30


PPT 파워포인트는 예술의 장이 적어도 여기서는 아니었다.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간결한 메시지와 시각효과를 극대시키는 파워포인트라는 프로그램은 그 예술성을 잃어버린 체 이미 단순하게 붙여 넣기와 정렬로 그 획일화의 일선이 된 우리 시대의 얼굴이 되고 있었다. 엑셀에 있는 숫자가 하나의 인격을 형성하기 위한 살이다. 숫자도 인격인데, 보고서라고 인격이 없을 수 없겠느냐. 높으신 분들을 위한 보고서가 엉망이면 참 일을 하지 않은 어리석은 사람이오, 게다가 숫자까지 좋지 않으면 최악의 인격으로 찍히기 마련인데, 보고서는 그 최악의 인격을 드러내는 데에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 하지만 열심히 일해도 우리가 한 일을 우리 스스로 충분하게 어필되지 않으면 우린 결국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되 버리는 거야. 우리 스스로도 PR을 꾸준히 해야 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료를 모으고 잘 정리하여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 이쁜이 작업.


열심히 이쁜이 작업을 하는 동안, 정작 나의 얼굴과 마음에 이쁜이 작업을 하는 법을 잊어가고 있었다. 

이전 26화 야근 때 생각 25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