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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Oct 25. 2018

야근 때 생각 34

시간: 17:30


CFO의 결정이야. CEO의 결정이야. MD의 결정이다.


이런 달갑지 않은 그들의 무책임한 말은 이 회사가 얼마나 경직적인지 반증하는 말들 중에 하나이다. 기업에는 Democracy가 없다. 오직 상명 하복만 있을 뿐. 이것이 우리 회사의 현주소라고 하니, 어찌 안 슬플 수가 있으랴?  모든 의사결정이 경직되어 있고, 권한을 행사하기보다 권한을 떠안은 사람에게 결정을 논한다. 음식 고를 때 메뉴를 못 정하여 한참 망설이는 것보다도 더욱더 큰 의사결정장애를 겪게 된다. 이런 회사의 모습은… 


마치 그것과 같다. 경비정을 타고 서해에서 순찰을 도는데, 북한 경비정을 만났고, 그 경비정이 우리 해수 영역으로 침범하여 갑자기 총을 난사할 준비를 한다고 치자. 우리로서는 즉각 대응 반응을 하고 현장에서 매뉴얼대로 조치를 해야 하는데, 최종 발포 권한은 최상급자의 결정에 달려있어, 현장에서 즉각 결정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결국엔 고스란히 우리 경비정과 인명에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다. 회사의 의사결정도 이와 같아, 적절히 현장에 대한 위임과 신뢰, 분명한 회사의 가이드라인이 부재한다면 비즈니스 상황 그리고 거래선과의 상황에 대한 적시 적절한 판단이 흐려지게 되고, 오히려 상급자의 눈치만 보다가 경직되어 있는 업무만 수행을 해버리게 된다. 보고서만 작성하는 보고 쟁이 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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