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아침을 먹여 보내려고 소박한 애를 쓴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차리는데, 잠이 덜 깨서 영 멍할 때, 뭔가 형상을 만들어놓으면 반짝이는 눈으로 식탁 앞에 앉는다. 하트, 별, 꽃, 혹은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해주면 더 살아난다. (아주 가끔 비장의 무기처럼 썼다.)
재료는, 과일(사과, 바나나, 방울토마토 등), 채소(오이, 파프리카 등), 치즈, 시리얼, 건포도나 견과류… 그리고 접시.
물론 나도, 보통의 어른들처럼 음식으로 장난치는 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장난과 아닌 것의 경계가 애매할 때도 있다. 자기 몫의 음식을 자신이 보기/먹기 좋은 대로, 편한 대로 섞고 재배열하는 건 어른도 하니까.
그래서 나는, ”(식사 시간 동안) 네가 다 먹을 거면 괜찮아. 그렇게 해서 남기면 안 돼.” 정도에서 선을 긋는다.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에 가는 길.
다 와서 차가 다른 곳으로 들어서자,
1호: 아빠, 우리 어디 가?
남편: 하나로마트 간다~
1호: 왜 하나로마트 가?
남편: 두개로마트가 없어서 간다~
1/2/3호: (질색팔색)
1호: 아니, 왜 가냐고!!
남편: 여긴 외가가 아니고 친가란다~
1/2/3호: #%@&!!!$£¥₩!!!
첫째의 메모장 ‘아빠 농담 모음‘ 참고. 아빠가 장난치는 거 너무 싫다면서 적어놓고 있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