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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술에빠지다 May 05. 2023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일민미술관 전시회 유람

확장된 리얼리즘이라
부를 수 있는 미술의 흐름 위에서
동시대 회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오늘날 유효한 시각성을 탐구한다.
일민미술관은 이를 통해
제도화된 리얼리즘 미술을 재고하며,
그간 충분히 숙고되지 못한 담론의 변경을
살필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 일민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 전시회 정보 >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

2023년 4월 14일 (금) ~ 6월 25일 (일)


일민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Open 11AM ~ 7PM

(월요일 휴관)


일반 7,000원

학생(만 24세 이하 학생증 소지자) 5,000원


[ 일민미술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




오랜만에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집에서 광화문으로 가는 내내

어쩐지 출근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점심시간에 커피 들고 있는 직장인들을 보니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잠시 추억에 잠겨봤답니다.


아무튼 광화문을 찾은 진짜 목적은!

바로 일민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보러 가기 위함인데요.


냉큼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입장료는 일반 7,000원인데요.


직장인의 경우,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안내 데스크에 명함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티켓을 준다고 하네요.


광화문 주변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둘러보기 좋은 듯!


전시는 1층부터 3층까지

자유롭게 관람하면 된답니다.




⟪히스테리아: 동시대 리얼리즘 회화⟫는
동시대 작가 13인의 작업을 통해
회화의 '리얼'한 경향을 살피고
이를 독자적인 한국 미술의 계보에서 조망한다.

- 일민미술관 전시 리플렛 중 -


최진욱 작가
최진욱, <그림의 시작>, 1990

1층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인데요.


제가 알고 있던 통상적인 리얼리즘을

깨부순 작품이에요.


과감하고 거칠게 그려진 작품인데도

리얼리즘이 생생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제목부터가 '그림의 시작'이라고 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최진욱 작가의 작가노트 중

전시 설명에 따르면,

최진욱 작가는 90년대 초부터 자신의 작업을

"감성적 리얼리즘", "신비하고도 과학적인

리얼리즘"의 추구라고 기술해왔어요.


그래서인지 최진욱 작가의 작가노트에서

'리얼리즘'에 대한 깊고

오랜 고민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여윽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에요.)


최진욱, <형광등>, 1999 / <하교길2>, 1992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나니,

1층 전시장 맨 처음에

최진욱 작가의 작품들을 배치한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진욱 작가의 작품을 먼저 봐야

비로소 전시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임노식 작가
임노식, <작업실 01>, 2019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작업실에 들어온 줄 알았는데요.


임노식 작가는 자신이 본 풍경을

그대로 캔버스에 '재현'했어요.

임노식, <캔버스 롤>, 2019

전시 설명에 따르면, 임노식 작가는

대상이 속한 풍경의 비율을 구체적으로

복제하는 방식을 취했는데요.


이미지에 대한 선입견 없는 해석과 결과,

대상을 본 것에서 일치시키려는 노력과 함께

유일한 목격자인 화가의 존재를

회화 바깥에서 동시에 저울질한다고 해요.


김혜원 작가
김혜원, <마포중앙도서관>, 2021

하나의 점묘화를 보는 듯한

김혜원 작가의 작품인데요.


먼저 수채화로 객관적 사실을 그려놓고

그 위에 과슈 물감을 여러 차례 쌓아 올렸어요.


작품을 가까이 보면

상당한 내공이 느껴짐을 알 수 있어요.


김혜원, <명동 신세계백화점 외벽>, 2022

전시 설명에 따르면, 김혜원 작가는

보는 것과 찍는 것을 등가 관계에 놓고

일상 풍경을 다루면서 '선택 불능'에 빠진

화가의 곤란함을 암시했다고 해요.


제목이 직관적인 이유는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에서

눈앞의 장면을 찍어야겠다는

감각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인데요.


작가는 재현의 근원을 이해하려 하거나

보는 일을 통해 대상과 특정한 관계를 맺는 대신,

그림이란 먹고사는 문제이듯 손 닿는 것에서

그리기의 충동을 충족했다고.


정수진 작가
정수진, <학교>, 2010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자마자

바로 반했답니다.


정수진 작가의 작품 <학교>를 보면,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이 생각나지 않나요?


전시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도처에 괴물이 있다고 믿고 있는데요.


괴물은 세계 곳곳에서, 특히 이것과 저것을

가르는 경계의 혼선에서 태어난다고 하고요.


보건교사 안은영은

광선검을 휘둘러 구마를 행하듯,


정수진 작가는 붓을 움직이고

형과 색을 구축해 우리가 감각하는 차원 위에

괴물들의 인식표를 쌓아 올린다고 해요.


정수진, <뇌해 6>, 2000

작품 <뇌해 6>에서는

바다에서 수초나 의인화된 토끼 등

부유하고 있는 걸 살펴볼 수 있는데요.


마치 사람의 뇌,

그것도 '뇌'라는 바닷속에서

'생각'이라는 물체나 형상이

떠도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작품 하나하나 흥미로워서

다 소개하기 힘들 정도인데요.


이번 전시를 통해

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묘사하지 않은 것이더라도

리얼리즘이 될 수 있다는 것과


새로운 미디어와 이미지 환경 속

회화가 맞닥뜨리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작가들이 다양한 작업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답니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계속되는데요.


광화문에 볼 일이 있다면,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전시회 유람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 일민미술관 홈페이지 바로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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