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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Sep 08. 2018

해외취업: 지원하기

개발자가 스웨덴으로 이직한 썰 6

이력서도 만들었고 가고 싶은 회사도 찾았다면 진짜로 지원해볼 차례다.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대로 포스팅하고 있고 이 글은 회사 탐색 다음 내용을 다룬다.



>> 이직 물밑작업 https://brunch.co.kr/@ggool/1

1. 타임라인

2. 영어

3. 레쥬메

4. 링크드인

>> 회사 탐색 https://brunch.co.kr/@ggool/8

5. 어떤 회사를 원하나?

6. 회사 탐색

7. 나를 이해하는 일

>> 지원

8. 추천 채용

9. Cover Letter

10. 기록하기



8. 추천 채용

나는 해외에 나가 있는 지인이 없어서 추천은 받지 않았다(못했다). 추천은 'fast track'이다. 누가 나를 추천해주는 경우 내 이력서가 보통의 경로보다 더 빨리 검토되고 이력서가 약해도 전화 면접이라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직 준비기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같은 회사에 두세 번씩 지원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신기하게도 이 회사는 정말 연락이 안 올 것 같다는 느낌이 생기고 그 예상은 대부분 맞았다. 나에게도 그런 회사가 두어 군데 있었다. 한 회사는 미국에서만 개발하니까 그렇다 쳐도 또 다른 회사는 유럽의 많은 오피스로부터 정말 단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 어디선가 추천으로만 거의 채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LinkedIn의  'Request a recommendation'이라도 할까 고민했지만 결국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회사가 문턱이라도 넘어보고 싶은 dream job이었으면 고민하지 않고 사용했을 것이다. 참고로 추천은 IT 회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 안에서도 채용에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구글에서 LinkedIn Recommendation에 대해 검색하면 많은 how-to를 찾을 수 있다.


전 회사에서 사람을 추천했을 때 '추천받은 사람이 면접에서 너무 못 했을 때 추천해준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았었는데, 내 몇 번 안 되는 경험에 의하면 전혀 영향이 없다. 추천을 제안한 다음부터는 그 사람이 언제 인터뷰를 보는지,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것도 회사로부터 공유되는 것이 없었고 또 그래서도 안된다. 그리고 추천 횟수나 결과로 그 사람이 영향을 받는 것은 비논리적인 것 같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추천으로 입사해서 수습이 끝나면 금전적 보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게 내가 아는 유일한 '영향'이다. 면접 당사자의 걱정은 이해하지만, 추천 면접의 결과는 금전적 보상을 받았다, 안 받았다 둘 중에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지 정성적으로 평가되거나 마이너스 범위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있으면 어색한 사이의 건너 건너 건너 사람이라도 통하는 것이 좋겠다.


추천 채용은 회사 입장에서 아주 경제적인 제도다. '사람은 끼리끼리 만난다'는 세상의 진리를 적절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개발자 옆에는 좋은 동료들이 있다. 나는 아직 채용해본 적도 면접관이 된 적도 없지만 회사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추천 채용이 어느 정도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엔지니어 한 명을 최종적으로 채용할 때 모든 지원자들에게 연락하고 면접 보는 시간과 비용은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예전에 리크루팅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스타트업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많은 면접관과 더 더 많은 지원자들의 스케줄을 퍼즐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이 부분에서 실수가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스타트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 중의 하나가 가능한 면접관x지원자 조합을 빠르게 찾는 것인데, 언뜻 봐도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추천 채용으로 금전적 보상을 하더라도 입사 확률을 높이면 최종적으로 많은 돈과 시간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9. Cover Letter

커버레터는 내 이력서를 읽을 담당자에게 짧은 자기소개서를 편지 형식으로 적은 것이다. 참고로 레쥬메는 https://brunch.co.kr/@ggool/1에서 짧게 설명한 적이 있다. 커버레터에서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고, 내가 왜 가장 적합한 지원자인지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커버레터는 보통 필수가 아니고 나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포함하여 한 번도 제출한 적이 없다. 간혹 가다 이력서를 메일로 받는 회사가 있는데 (엄청 잘 알려진 회사들 중에서도 보았다) 이런 방법이라면 레쥬메는 첨부하고 메일 본문은 커버레터처럼 적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채용을 위한 별도 시스템을 통해 이력서를 받는데 커버레터는 전부 선택 항목이었다.

개발자가 지원할 때 커버레터가 필수인가에 대한 논의는 Quora나 Reddit에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이것들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내야 한다, 내지 않아도 된다 둘 다 맞는 결정이다. 자신이 자신의 경력이나 이력서를 믿는 만큼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내가 커버레터를 내지 않은 이유는 어설프게 내면 안 내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형식을 보면 알겠지만 레쥬메와 달리 지원하는 회사와 포지션에 따라 매번 새롭게 써야 하는데 결국 똑같은 템플릿으로 돌려막게 되기 쉽다. 돌려막기용 템플릿은 누가 봐도 지루하고, 자칫 잘못하면 회사 이름을 바꾸지 않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생긴다.

또 커버레터는 레쥬메보다 더 영어 문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작문에 실수를 하면 좋은 이미지를 받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나는 훌륭한 커버레터를 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설픈 글쓰기 실력은 직접 얼굴을 보거나 만나기 전에 굳이 미리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정보다. 나는 회사가 나를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느끼도록 이력서를 읽는 순간부터 인터뷰까지 군더더기없고 밝은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 최대한 노력해봐야 대학생 졸업자 수준의 작문 능력은 여기에 도움이 안될 것 같았다.


이 내용들은 전부 내가 이직 준비를 하면서 나름대로 만들었던 규칙일 뿐이라는 것을 한번 더 언급한다.



10. 기록하기

회사를 지원하면

1) 회사

2) 포지션

3) 지원한 경로와 URL

4) 지원을 포함한 진행사항을 날짜별로 기록

5) 특별히 기억할 내용

을 한 파일로 정리했다.

이 파일을 다시 보면 나는 약 17개의 회사에 지원했고 1/3의 확률로 인터뷰를 보았다.


지원한 경로와 URL

공고는 올라왔다가 사라지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지원하고 잊어버리기 쉽다. 이력서를 제출한 후 주기적으로 공고가 계속 살아있는지 확인하고, 내려간 공고는 리스트에서도 지운다.


지원을 포함한 진행사항을 날짜별로 기록

언제 이력서를 제출했고, 언제 처음 리크루터에게 연락이 왔는지 등등 이벤트 하나마다 날짜를 기록해둔다. 나는 거의 모든 포지션을 데이터 엔지니어로 지원했는데 이직도 나름대로 data-driven이었던 셈이다!!

지원하는 회사가 많아질수록 이력서를 내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서류에서 탈락한 것이라는 통계에 근거한 결정이 가능해진다. 내 데이터에 의하면 지원하고 한 달 안에 연락이 없으면 서류 탈락이었고 적어도 이력서에서는 예외가 없었다.

채용 과정은 생각처럼 빨리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고 심지어 몇 주가 지나서야 결과를 알려주기도 한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몇 번을 지나 봐도 정말 피 말리는 것 같다. 이 사이에 마음을 비우고 계획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은근히 기대하거나 혹은 빨리 포기하는 등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 않았다. 이때마다 나는 이전의 타임라인을 보면서 진행이 생각보다 느린 사실을 계속 상기시키고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5th September 2018

#개발자 #스웨덴 #해외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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