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쓰는가?

by 김재완

매사에 경제성만 따지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은 뒤로 미루고,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며 살았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죽지 않을 만큼 사력을 다했으나

양손에 쥔 것은 공허와 후회뿐.

철이 들고 어쩌면 태어나 처음으로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계획 따위는 없이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 쓰냐고 남들이 물었다.

큰돈도 되지 않는, 많은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

심지어 슬럼프까지 겪으며 나는 왜 쓰는가?


내가 만드는 글이란 우주에는 누구의 허락도 어떤 이의 간섭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창작자가 가진 무해한 특권이자 무한한 기쁨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

간섭도 허락도 필요하지 않은 일은 세월과 함께 멸종되어 버렸다는 것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Photo by : 김재완>

이전 27화말의 깊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