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 맑은 옹달샘 하나가 있었어.
샘 안엔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잎이 무성한 나무 위에는 새들이 지저귀며
숲을 지나기던 어미 사슴과 새끼는 옹달샘에서 쉬어갔지.
샘 안의 큰 물고기가 하나가 샘이 비좁고 먹이가 부족하지 않냐고 물었어.
동조하는 큰 물고기들과 약한 물고기들을 쫓아내기로 결정했어.
샘을 벗어날 수 없었던 작은 물고기들은 샘 안에서 죽고 말았어.
작은 물고기들이 죽기 시작하자 큰 물고기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그저 모든 걸 독차지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어.
막상 함께 지내던 물고기들이 죽고 나니 자기변명과 위안이 필요했어.
작은 물고기들은 그저 도태된 것이라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속삭였어.
옹달샘은 넓어졌고 먹이도 충분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금세 다시 좁게 느껴졌어.
이제는 선동하는 물고기가 없어도 싸움은 일상이 되었어.
작은 물고기가 계속해서 죽어도 어쩐지 샘은 점점 좁아지는 것 같았어.
싸움이 멈추었을 때 살아남은 물고기는 단 한 마리였어.
옹달샘에는 더 이상 사슴이 찾아오지 않고, 새들도 떠나버렸어.
시체로 가득한 샘에는 더 이상 빛이 들어오지 않았고,
썩은 물이 고인 샘 안에서 숨조차 쉬기도 힘들었어.
모든 걸 독차지한 물고기는 스스로 목숨을 끓고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