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사유의 정원
14화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요?
by
김재완
Jan 17. 2025
우선 논리가 사라진 말을 하루 종일 견디다 자기가 뭘 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거칠게 향하는 입구로 따라 들어가.
그리고 누구라도 걸리기만 해 봐라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철마에 오르렴.
미세먼지를 머금은 물안개를 내뿜는 강을 건너
종점에 도착하면 축 처져있던 사람들이 출구로 달려갈 거야.
하루를 마무리하는 경쟁이 시작된 거야
버스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염치와 양심 타인을 위한 배려는 사치야.
표정은 바뀌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 밀려 버스에서 내린 곳이 내가 사는 동네야.
조금만 참아. 이제 거의 다 왔어.
시간을 부정하고 안락함을 삼켜버린 아파트 단지와 너의 점수를 알려주는 부동산 가계를 넘어
식재료의 역한 맛을 감추기 위해 인공조미료로 범벅을 한 식당들을 지나면
집들이 끼워져 있는 나의 안온한 보금자리 앞에 도착한 거야.
이제 말라버린 나무와 색깔을 잃은 꽃이 가득한 화단을 지나서
내 이름 대신 번호가 달린
문의
초인종을 누르렴.
네가 오는 동안 본 사람들과 비슷한 표정을 한 내가 너를 위해 문을 열어줄게.
"어서 와! 우리 집이야"
keyword
표정
하루
논리
Brunch Book
월요일
연재
연재
사유의 정원
12
배수의 진
13
닥치고 노력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
14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요?
15
행복한 소수의 정체
16
눈이 좋은 이유
전체 목차 보기
1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김재완
소속
출간작가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기묘한 한국사> 출간작가
주로 글을 쓰고 때때로 방송과 강연장에서 말을 하며 살아가는 낭만 아조씨입니다.
구독자
288
구독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이전 13화
닥치고 노력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
행복한 소수의 정체
다음 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