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망하지 않게 하는 필수 잇템!
13년 간 임상실험 결과 나의 고객님들 중 대부분 연필을 안 가지고 다닌다.
그럼 학교에 빈손으로 오느냐?
그렇다. 빈 손으로 온다.
책가방은 메고 오지 않느냐고?
물론 책가방은 멘다. 하지만 그 안에 실내화 주머니가 들어있다.
어제 먹다 남은 과자도 조금 있다. 피시방 갈 돈도 챙겨 온다.
그런데 연필은 없다.
수업 들어가서 덜 스트레스받으려면
그냥 연필을 가지고 가는 게 좋다.
스테들러 연필이 좋은데 다 잃어버리므로
그것보다 조금 값이 저렴한 노란 연필을 산다.
그리고 수업 시작 하기 전에 한 다스 (12자루)를 들고 들어가 나눠 준다.
그러면 "연필이 없어서 필기를 못한다."는 드립을 막을 수 있다.
나눠 준 연필 돌려받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 말자. 스트레스받는다.
그냥 하루 종일 그 연필로 공부하라고 말하고 나오는 게 편하다.
그러면 한.. 일주일 정도 지나서 내 이름표를 발견한 어떤 착하고 성실한 고객님들이
그 연필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와 준다.
그렇게 회수된 연필이 12자루 중 3자루.
그럼 나머지 9자루는?
지우개가 끊어져 있거나
연필 몸통이 부러져 있거나
심이 다 뽑혀있다.
그러면 나는 다음 수업 시간에 또 연필을 12자루를 가지고 들어간다.
이쯤 되면 연필을 파는 게 낫지 싶다.
어디까지나 내가 겪은 경험담이다.
안 그런 고객님 많은 거 안다.
그런데 이런 고객님 때문에 수업이 가끔, 아주 가끔 산으로 가다가 망한다.
망하기 싫으면 수업 자료 준비하고 남은 시간에 꼭 연필도 준비해라.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