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문집을 만들 예산이 남아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원래는 학년의 각 학급에서 만들라고 내려온 예산인데
당장 학기 종료를 2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언제 학급 문고를 만드냐는 의견이 있었기도 했고
실제적으로 글이란 건 좋아하는 사람들이 써야
수준이 올라가기도 해서, 담임 선생님들을 설득하진 않았다.
대신, 1학년 중에 글쓰기를 잘하는 친구들 3명을 모았다.
글을 잘 쓰거나,
작가가 꿈이거나,
아니면 그냥 제 삶을 써보고 싶거나.
고르고 골라 3명의 여학생을 모은 후
어제 접선을 했다.
2020년에 2권, 2022년에 1권 출판한
제자들의 책을 보여주면서
우리도 이렇게 책을 만들어보자고 말 하니
아이들은 좋아한다. 나 역시, 2024년, 나의 첫 학년부장
시절의 이야기를 기록해 보면 좋겠다 싶었고.
첫 주제는 자유.
장르도 자유.
한 녀석은 시를,
한 녀석은 쓰고 있던 소설을,
한 녀석은 제 삶을 정리하여 수필로 작성한다고 한다.
나는, 어제 회의할 때만 해도
내가 만난 아이들 이야기 (은수 이야기를) 할까 생각했는데
학년 부장의 좌충우돌 경험담이나,
아니면 내 삶을 적어도 좋겠다 싶다.
어제는 카톡에서만 소통하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카톡보다는 뭔가 집결지가 있어야 좋을 것 같다.
구글 클래스룸을 만들까
아니면 네이버 카페를 만들까 고민.
뭔가 만들어서 공유하고,
거기에 글을 올리며 함께 보는 게 좋겠다.
욕심쟁이다. 나는.
그래도 어떡하냐.
이렇게 아이들과 글로 소통하는 게 너무나 행복한데.
그러니 앞으로 20년도 더 남은 정년퇴임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기대를 먹고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