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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Apr 19. 2019

39. 사바 아사나 Savasana

그리고 요가는 계속된다


"사바아사나."
사바=송장

송장자세, Corpse pose

이 자세는 '므리타 아사나(Mrtasan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므리타'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죽음을 생각해보면 슬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그때 더 따스하게 대하지 못해서, 그리고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울 것 같습니다. 만일 그게 나라면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아쉬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죽음은 휴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몸에 '완전한 이완'을 선사합니다. '강한 긴장'과 반대의 개념이죠. 송장자세 또한 그 이름답게 완전한 이완을 추구하는데, 느낌을 알기 어렵다면 반대로 몸에 강한 긴장을 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누워서 주먹을 꽉 쥐었다 풀고, 어깨를 움츠렸다가 풀고, 배에 힘을 주었다 풀고, 둔부에 힘을 주었다 푸는 식으로 몸의 각 부분에 차례로 힘을 주고 풀어보는 것입니다. 

매트 위에 바르게 누워서 양발을 골반 너비 또는 조금 더 넓게 만들고 발끝을 바깥으로 툭 열어둡니다. 양손은 골반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곳에 손등을 툭 내려놓고 가슴을 펴서 어깨도 내려놓습니다. 고개를 살짝 들어 몸의 좌우대칭이 맞는지 확인하고 머리를 편히 내리고 턱, 미간, 손끝, 발끝까지 긴장을 풀어줍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간혹 사바아사나에서 사람들이 깜빡 잠이 드는 경우도 있는데 그만큼 수업을 열심히 했거나, 그날 특별히 피곤했거나 해서 이완이 수면을 유도할 만큼 되었다는 것이겠죠.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사바아사나는 자는 자세는 아닙니다. 고요하고 편안하되 의식은 깨어있어야 합니다. 

만일 '마음'이 완전한 이완을 할 수 있다면, 아마 그것은 삶에 대한 모든 집착에서 벗어난 상태일 것입니다. 물질에 대한 욕망과 성공에 대한 갈망과 사람에 대한 애착, 무겁고 끈끈한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은 마음은 얼마나 가벼울까요. 아마도 자유로울 것 같습니다. 

고령화 시대인 요즘엔 '웰빙'을 넘어 '웰다잉'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삶과 죽음, 죽음 이후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다양한 종교를 비롯 철학, 명상 등이 그 흔적이죠. 

죽음이 곧바로 자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명상적 측면에서 사바아사나를 하며 완전한 자유를 떠올리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가 수련 끝에 기꺼운 마음으로 사바아사나에 들어가듯이, 삶의 끝에 평온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언젠가는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이미지: 송장, 죽음

◇ 경험: 바르게 누워 온 몸의 긴장을 푼다. 이완이 어렵다면 반대로 몸의 각 부분에 힘을 주었다가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명상 포인트: 완전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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