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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mi Oct 09. 2018

채식, 유튜브로 배워보시겠어요?

편애하는 유튜버들의 자연에 가까운 착한 식사법

건강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다. 채식을 하다 보니 환경을 생각하게 되었다. 동물의 복지를 해하는 열악한 사육 환경은 물론이고, 가축을 키우는데 들어가는 식량의 생산, 배설물 처리 등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까지 마음을 쓰게 되었다.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했을 때 얼마나 몸이 편안한지 알기 때문에, 나 하나라도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이 지구에 작게나마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엄격하게 식사를 제한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채식 메뉴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환경에서, 고기, 생선, 유제품, 계란을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더하여,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에 밖에서 식사할 때는 유제품, 계란, 생선은 물론이고, 멸치나 고기로 우려낸 육수까지 먹고, 부대찌개처럼 가공육이 들어 있는 음식에서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을 골라먹는다. 그럴수록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온전히 식사하고 싶은 열망은 깊어져서, 건강한 식사를 지향하는 유튜버들이 업로드한 영상을 보며 나름의 힐링을 하곤 한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식사법을 함께 나누고 싶어 가장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셋을 골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Fully Raw Kristina (Kristina Carriollo-Bucaram)


생채식을 하는 사람은 겨울에 무엇을 먹을까?


Fully Raw Kristin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채식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생채식을 일컬어 로푸드(raw food), 생채식을 하는 이들을 일컬어 로비건(raw vegan)이라고 한다. 익히지 않은 날 것의 음식이라는 의미대로, 가공하거나 조리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음식을 지향하는 식사 방식이다. 채소, 과일, 견과류와 같은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영양과 효소를 파괴하지 않기 위해, 생으로 먹거나, 즙을 내거나, 스무디로 갈아먹거나, 혹은, 얼리거나, 말리거나, 45도 이하로 데우는 조리법을 써서 일반식 못지않은 다양한 요리로 즐기기도 한다.



Kristina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생채식계의 셀럽이다. 처음 생채식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고혈당증(Hyperglycemia)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언 13년 차에 들어선 베테랑 로비건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사업을 운영한다. 이전에는 텍사스 주 휴스턴 지역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했고, 현재는 냉압착 방식의 유기농 디톡스 주스를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한다. 웹사이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본인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고, '7일 동안 로비건 실천하기' 등의 도전과제를 걸고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위의 영상에서 보듯 아침은 주로 주스나 스무디, 점심은 당도가 높은 과일, 저녁은 당도가 낮은 과일이나 채소 위주의 로푸드 요리나 샐러드로 식사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인 듯하다.




Deliciously Ella (Ella Woodward)



동명의 블로그와 저서도 있다. 2011년 기립성빈맥증후군이라는 희귀병 진단을 받으면서 모델 활동을 접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후 자연적인 치유 방법을 찾다가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요리연구가이자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육류, 유제품, 설탕, 글루텐, 가공식품, 첨가제, 화학제품이 들어간 식품을 모두 배제하는 자연식 식사를 한다. 밀가루가 잘 소화되지 않거나,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이 참고하면 좋을 레시피가 많다. 접시 하나에 소담하게 담을 수 있는 간소하고 따뜻한 조리법이 많고, 브라우니처럼 guilty pleasure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디저트들을 설탕과 버터 하나 없이 고구마 같은 건강한 재료로도 얼마든지 달고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특유의 영국식 억양도 매력 있다.



Green Kitchen Stories (David & Luise)



영상만 보아도 북유럽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남편인 David가 잡지 아트 디렉터이기 때문인지 유튜브로만 보기 아까울 정도로 영상미와 완성도가 높다. 가족의 탄생과 진화를 보여주는 홈비디오 같은 느낌도 든다. 첫째 딸 Elsa가 자라는 모습이나, 아내인 Luise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둘째 아이가 어느새 훌쩍 큰 모습을 보면 감개가 무량하다. 아이들이 소꿉장난하듯 음식 하는 걸 돕고, 가족이 다 같이 피크닉을 나가 야외에서 요리를 해 먹고, 제철을 맞은 블루베리를 직접 따와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Eating is about feeling good, not following rules!


자연에서 얻은 건강한 재료를 단순하지만 정성 들여 조리하고, 예쁘게 담아내어 즐기는 모습에서 행복이 느껴진다.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건강한 식생활에서 에너지를 얻고, 일상을 예술로 승화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 어느 정도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느끼게 되어 감탄하게 된다. 동명의 저서와 블로그, SNS도 참고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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