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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별하다'는 메시지가 남긴 후유증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 불행에 더 취약해지는 이유

by 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나는 특별하다'는 메시지는 분명 따뜻하다. 사랑이 많은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며 들었던 말들, "너는 소중한 존재야", "너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그 말들은 어린 시절의 나를 지켜줬고 세상 앞에 설 수 있는 자신감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내가 꽤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문제는 그 믿음이 삶이 힘들어지는 순간 나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더 아프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결혼 초반 남편과의 관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겪었다. 그중 하나는 남편의 거짓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것은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악의라기보다 어릴 때부터 굳어진 습관적인 방어 방식에 가까웠다. 갈등이 생기면 숨고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실을 비틀어 말하는 오래된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걸 알기 전의 나는 그렇게 해석하지 않았다. 당시 내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나를 존중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라는 것이었고 곧이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라는 질문이 따라왔다.


그 순간부터 불행감이 나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문제를 넘어 이 일이 나의 가치에 대한 문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인데, 사랑받아야 할 사람인데,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인데, 왜 이런 관계 안에 놓여야 하느냐는 억울함과 분노가 마음을 꽉 채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 고통의 상당 부분은 사건 자체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일을 겪으면 안 된다'는 해석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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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년간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마케팅, 영업, MD 등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두아들의 엄마이자 12년째 개인 사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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