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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줄일수록 말할 기회는 늘어난다

고집을 내려놓은 사람이 더 많은 발언권을 얻게 되는 이유

by 리더십마스터 조은지멘토

조직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면 반복해서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태도에 대한 피드백에는 진지하게 반응하고 인성에 관한 지적이 나오면 변명하지 않고 반성한다. 실제로 이후의 행동에서도 달라지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프로젝트 이야기가 나올 때다. 리더가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방향을 잡아주었는데도 다시 묻는다. 설명을 해줘도 비슷한 질문을 또 한다. 이미 한 번 정리된 이야기인데도 같은 설명을 반복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은 점점 지친다.


이런 모습을 두고 우리는 흔히 고집이 세다고 말한다. 자기 생각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이 반응은 고집이라기보다, 너무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생기는 예민함에 가깝다.


사람에게는 각자 마음속에 중요도의 서열이 있다. 어떤 영역은 아프지만 감당할 수 있고 어떤 영역은 흔들리는 순간 자기 전체가 무너지는 것처럼 느낀다. 앞서 설명한 사람들의 경우 일과 업무 역량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고 싶다", "적어도 기획력에서는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강할수록 이 영역에서의 피드백은 수정 제안이 아니라 위협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예민해진다. 이미 설명을 들었는데도 다시 확인한다. 이해가 안 돼서라기보다 이 선택으로 정말 괜찮은지 확신을 얻고 싶어서다. 질문은 많아지지만 그 질문의 목적은 이해보다 안심에 가깝다. 문제는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리더에게는 저항이나 고집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본인의 의도는 진지함이나 신중함이었을지 모르지만 리더 입장에서는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하니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 패턴이 오래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내 생각이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믿고 살아왔는데, 아니라는 건가" 자신의 판단력에 대한 은근한 기대가 무너진다. 프로젝트를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자기 가치를 증명하는 자리로 여길수록 피드백을 더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 예민함은 말이 많아지는 형태로 드러난다.


조직에서 결국 필요한 건 자신의 옳음을 끝까지 증명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을 절대화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하나의 '시도'로 여길 수 있는 사람이다. 팀을 위해 "일단 그 방향으로 가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발언권을 얻게 된다. 말을 아꼈기 때문에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그 신뢰가 쌓일수록 그 사람의 말은 점점 더 무게를 갖게 된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멈춰야 할 때 멈출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말하게 된다. 고집을 내려놓는다는 건 생각을 버리는 일이 아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말을 계속하는 대신 팀을 살리는 방향으로 한 발 물러서는 선택이다. 그 선택이 쌓일수록 조직은 그 사람에게 점점 더 많은 말을 허락한다.


kristina-flour-BcjdbyKWquw-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Kristina Fl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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