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빠른거북 Apr 05. 2021

허브면.. 너도 먹는거야?

초면인 장미허브,나는 먹는게 아니다.

2020년 7월.


장미허브 분양 중이라는 쪽지가 도착했다.


초보 가드너

'장미허브'라는 키워드를 보고 그대로 네이버 검색창에 장미허브를 입력했다.


[장미허브]

* 향과 모양이 장미와 비슷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짐.
* 햇볕이 적은 장소에서 잘 자라고 번식력도 뛰어나 베란다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허브.
*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섞은 상토(자갈과 흙을 섞은)를 사용하며 건조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허브니까 그러면 파스타 스테이크 위에 얹어서 먹을 수 있는 거겠지!?'


그렇게 나는 장미 허브라는 이름 곧이곧대로 식용 가능한 허브인 줄 알고 교무실에 갔다.

하지만 웬걸. 이름에 속지 말자.

장미허브는 해외에서는 차로 우려 마시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식용으로 쓰지 않는다고 한다.



테이블에는 장미허브를 가지치기 한 줄기들이 여럿 놓여있었다.

임산부 배려 차원(나는 이때 임신 7개월이었다.) 가장 먼저 원하는 식물을 골라가라는 말에  나는 길고 튼튼해 보이는 3줄기를 가져왔다.



우리 집에 새로운 가족이 들어왔다.

이제 우리 집에는 꽤 많은 화분이 생겼다. 떡갈 고무나무 모체, 아가 고무나무 3그루 , 카랑코에 1그루, 장미허브!



누구나 키운다는 이 식물.

역시나 나는 처음 들어봤고 물에 담그면 스스로 뿌리 쉽게 내린다는 말마따나 물에 담가놓았다.



웬걸.

초보 가드너에겐 이것마저 어렵다.


분명 아무나 키울 수 있다는, 모래밭에서도 잘 자란다는 장미허브인데 잎이 노래지기 시작했다.


장미허브를 가지고 올 때 바로 흙에 심어도 되고 물에 꽂아 뿌리를 내도 된다는 말에 잎이 점점 노래지는 장미허브가 죽을까 봐 물에 2~3일 담가놓고 집에 있는 흙(내 기준 상토=부드러운 흙)에 바로 심어버렸다.


화분에 심어도 잎이 점점 노래지는 것이 걱정되었다.


초보 집사다 보니 정보 얹을 수 있는 곳은 네이버 카페, 유튜브뿐.

(영상시대에 걸맞게 이제 정보를 유튜브에서 찾기 시작했다. 유튜브는 정말 정보의 홍수다!)


먼저 지난번 가입했던 식물 카페에 물어보니 삽목 후 장미허브 잎이 노래지는 것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느라 적응하는 중이며 노란 잎은 자연스러운, 지극히 정상적인 하엽현상이라고 했다.


1. 왼쪽 2020년 7월. 분양받은 장미허브 삽목               2. 오른쪽 2020년 10월 말. 장미허브의 상태


그렇게 삽목 후 두 달 뒤인 9월, 나는 출산을 했다.



그러다 보니 병원, 조리원에 있는 동안 장미허브를 신경 쓰지 못했고 상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물을 흠뻑 줬는데 잎이 많이 쳐지고 흐물흐물해지기 시작했다.

네이버 식물 카페에 다시 문의했다. 오른쪽 장미허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과습으로 진단됐고 통풍을 권했다.


다시 한번 물을 꽤 오랜 시간 주지 않았고 화분을 베란다로 옮겨 창문을 열고 통풍에 집중하였다.

네이버 식물 카페에서 얻은 정보로는 식물의 흙을 말릴 수 있는 통풍이 어려운 환경(=겨울철 온도가 너무 낮거나, 자연바람이 없을 때)에는 선풍기로 흙을 말려주기도 한다고 했다. (신기!!!)

또한 화원에서 장미허브는 다육이처럼 건조하게 키워야 하며 화분받침에 물이 고여있으면 좋지 않다고 하였다.



베란다로 옮겨 꽤 오랜 시간 말려주기 시작하자 점점 장미허브는 생기를 보였다. 이제 점점 키가 커가는 장미허브를 보고 나는 가지치기를 감행했다. (이때 카랑코에 가지치기도 동시에 이뤄졌다.)



평소 "일단 한번 해보자." 스타일인지라 사전 정보 꼼꼼히 숙지하지 않고 나는 또 용감하게 저질렀다. 그렇지만 소심하게도... 많이 잘라내진 못했다.


댕강 댕강. 번식에 집중하며!!


1. 왼쪽: 과습을 이겨낸 장미허브의 가지치기 전 모습        2. 오른쪽: 장미허브 가지치기 후


가지치기를 하고 나서 장미허브 가지치기 블로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자르고 나니 알게 된 점.

식물의 맨 위가 생장점.


더 이상 내가 잘라놓은 장미허브는 키가 크지 않는다.


그리고 가지치기 너어어무 어렵다. 저게 가지치기라니.. 가지치기 전에 더 예쁘다..



하하.. 초보 가드너는 또 이렇게 배운다.

미안해 ㅠㅠㅠ 장미허브야.


가지치기 한 너네들은 다시 또 무럭무럭 자라주렴!

가지치기 다음번에 한번 더 도전!




[장미허브]


1. 건조하게 기르기

2. 통풍 신경 쓰기 (과습으로 통풍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면 자연바람이 어려울 때 선풍기로라도 말리기)

3. 화분 물받침에 물 고이지 않도록 신경 쓰기

4. 중요한 한 가지! 장미허브는 일반 상토(=내 기준 부드러운 흙)가 아니라 마사토(자갈)와 섞어야 한다는 사실 → 다음번 등장할 우리 집 장미허브가 힘이 없어지는 이유...ㅠㅠ

매거진의 이전글 집 안으로 봄을 가져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