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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 Oct 24. 2021

숲에서 만난 사람들 2

 할머니께서는 휴대폰을 귀에 대고 통화 중이셨다. 나란히 걷던 할아버지의 손을 놓친 채. 

 “손잡고 가요- ” 

 통화 중인 할머니를 향해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왼손을 내미셨다. 할머니는 통화에 집중하시느라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시고 내민 손도 보지 못하셨다. 할아버지는 왼손을 슬그머니 떨어뜨린 후 할머니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맞추셨다. 

 하지만 이내 당신의 왼손을 뻗어 조용히 할머니의 오른손에 포개셨다. 할머니께서는 자연스럽게 할아버지의 손을 맞잡으셨다. 그제야 할아버지의 얼굴이 편안해지셨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두 분을 보내드리고 난 후에도 뒤돌아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서로 기대어 있는 나무들 사이로 두 분이 하나의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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