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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Jul 09. 2024

2024년 상반기를 회고하다.

인력 관리 그리고 에너지

작년의 키워드는 단연 ‘건강’이었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키워드는 무조건 무조건 ‘에너지’다.


우리 회사의 평균 입사 연차는 3~4년이다. 

회사 생존 6년 차 시점에서 꽤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여기는 부분 중 하나이지 말이다. 


허나 지난 11월 퇴사를 선언한 주니어 마케터 자리에, 새로운 팀원을 모집하느라 이번 상반기 모든 에너지를 끌어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힘들었다. 


퇴사한 직원 이후 2명이 그 자리를 거쳐갔다. 

업무적으로 삐그덕 되었지만 까짓 거 못 맞출 거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이 나의 거만이었다. 

(지금은 너무나 다행히 결이 맞는 분을 모셔 다시금 단단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문제는 내가 모든 에너지를 ‘빠진 자리’에 쏟으며 발생했던 구멍들이었다.

* 공고 올리고 -> 면접 보고 -> 모셔오고 -> 업무 인계하면 -> 나가고 -> 다시 공고 올리고 -> 면접 보고 -> 모셔오고 -> 업무 인계하면 -> 나가고 


와 tl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회사에서, 감사하게도 뜻이 맞는 주요 인력 3명 덕분에 일이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위 부분이 내가 '에너지'를 하반기 키워드로 잡은 이유가 되었다. 


작은 그룹은 한 명 한 명의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분위기'다.

하여 그룹이 곪지 않기 위해 다소 보수적인 부분도 있다. 사람끼리 감정이 섞이면 보기 좋게 무를 수도 있지만 회사라는 이익 공간에선 자칫 썩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월 1회 전체 브랜딩 스터디 필수 

- 짝꿍을 만들지 않는 것  

- 1주일 1 독후감 필수 

-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은 뒷말 없이 오픈으로

- 요구 사항은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다이렉트로 언급 


그리고 나는 상반기 동안 많은 부분을 놓쳤다.

독서 모임도, 콘텐츠 스터디도, 내부 인력의 세세한 감정선 관리도, 그리고 내 스트레스 관리도 못했다.


그리고 가장 간과했던 것은 오랜 연차였다.

오랜 기간 함께 했다는 이유로 내가 내 감정 선을 더욱 과감 없이 표출했고, 힘듦을 의지하려고 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같이 부담하려고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있다.  


이게 뭐 문제가 될까? 싶지만 문제가 되었다.


단순하게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 하고 좋게 좋게 일하고 싶어 한다.


나의 예전 직장 생활을 돌이켜 보면 매일 네이트온으로 쉼 없이 불만을 토해냈던 그 팀원도 사실은 일에 대한 큰 결핍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 누구도 짜증과 힘듦을 생색내면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없이 잘 사는 것 처럼 보이고 싶어하지)


모든 책임의 소재는 나에게 있다.

징징거릴 것도 없고 생색을 낼 필요도 없을뿐더러 동시에 일어난 일도 잘 처리해나가야 한다.


나는 정성들여 만든 비싼 참기름 처럼 내 에너지 농도를 높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유한한 나의 에너지는 가치있는 일과 사람과 대상에게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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