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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송은 Mar 09. 2021

[나의 이십 대 보고서 #1] 내게도 닥친 29세

내가 29살이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기억나? 고등학생   꿈이 '현숙한 여인'이었던 


가까운 친구가 얼마 전에 묻더라고요. 어렴풋이 기억나긴 해요. 고등학교 1학년에 대통령이 꿈이라고 했다가 담임 선생님께 불려갔던 건 또렷이 기억나는데. 저는 올해 29세를 맞이한 93년생 여자입니다. '처음' 것들 앞에서 우왕좌왕하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그렇게 '되었'네요.  그대로 29세가 되었습니다. 가능하면 글쓰기에서 수동태를 쓰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나이는 제가 먹고 싶어서 먹은  아니라서요, 수동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러고 보면 나이만큼 공평한 일이  있을까요. 돈과 명예, 심지어 정신승리로도 나이를 팔거나   없잖아요. '자연의 순리야'라는 말을 꺼내면 너무 진부할까요.  부드럽고 원초적인 현실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나의 이십  보고서' 남겨봅니다. 현숙한 여인이 되고 싶어서,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싶어서 정말 치열하게 살았어요.  이야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으실 거예요. 우리가 삶의 모양은 달라도, 아프고 기쁜 방식은 비슷하잖아요. , 저는 최근에 스물아홉 저에게 선물을 했어요. 가장 건강한 이십 대를 보내자고,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 수강권을요.  비싸요. 630 . 가격도 문제지만, 1 과정이라 그만큼의 시간도 사야 했거든요. 그러니까 돈과 시간으로  값비싼 선물이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30대를 맞이할 거예요. 아무튼 처음 어른으로 살아낸,   . 나도 내가 낯설고, 세상도 내가 낯설었던  시간을 찬찬히 한번 보고해 볼게요. 미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고요.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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