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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송은 Mar 16. 2021

[나의 이십 대 보고서 #2] 음악은 안전한 공간

나를 잘 보살펴줘서 고마워

 지내셨나요? 저는 벌인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와중에 친구도   생겼어요. 이름은 '안락한 직장 관두고 지금  하는 짓이지'이에요.  친구랑 올해  지내보려고요. 불안이  집에 가끔씩 찾아오면 너무 놀라지 않고    주고 배웅해요.  손이 자주 찾는   잔은 '음악'입니다. 제가 서너 살쯤이었을 거예요. 엄마는 매주 합창단 연습을 가셨어요. 저는 엄마 다리 밑에 방석을 깔고 앉아 연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죠. 캐러멜을 까먹고, 그림을 그리고, 잠도 잤어요. 엄마의 노래는 안전한 공간  자체였지요. 엄마의 노랫소리,  숨결과 음색을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이 편안해져요.  거실에 있던 전축 앞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시절 갤러리아 백화점 로고가 그려진 시디가 있었어요. 백화점 증정품이었겠죠. 시디 트랙은 마마스  파파스의 'California Dreamin'', 처비 체커의 'Let's Twist Again' 비롯한 명곡이었어요. 일곱  꼬마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의 음악! 초등학교 합창단에서 선물 받은 시디 앨범  장도 어린 시절의 배경음악이었어요. 소년 아카펠라 합창단 St. Philips Boy's Choir <Angel VOIES>.  시디가 전축에 들어가는 소리, 재생 버튼을 누르면 전축 안에서 시디가 돌아가며 내는 진동, 기다렸던 음악이 흘러나오면 마음이 안도하는 감각... 천사들의 합창을 들으며 카펫 위에 가만히 누워있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가끔은 향초도 켜놓았던 걸로 기억해요.  다행이에요. 어린아이가 불안한 마음을 다독일 줄도 알고, 즐거운 마음을 찾아 나설 줄도 알았던 게요. 고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 <Angel VOIES> 음반을 빨간색 소니 시디플레이어에 넣어 챙겨갔어요. 낯설고 어색한 공간과 밤을  음악을 꺼내 다독였습니다. 음악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스무 살에 음악치료학 전공을 택했지요. 지금도 여전히 음악의 힘을 믿어요. 아, 요즘은 애프터스쿨의 '뱅!'이 그렇게 당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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