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The Devil)’
숫자 15.
검은 날개를 가진 악마가 옥좌 위에 앉아 있다.
그 발 아래에는 사슬에 묶인 남자와 여자가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사슬은 느슨하게 걸려 있다.
그들은 언제든 벗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는다.
악마 카드는 언뜻 무섭게 느껴지지만,
사실 그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너를 묶고 있는 건, 세상이 아니라 너 자신이야.”
우리는 종종 누군가에게, 혹은 상황에 묶여 있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었어.”
“그 사람 때문이야.”
“이 일, 이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하지만 악마는 묻는다.
“정말 그럴까?”
당신을 붙잡고 있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
그 일이 아니라 익숙함,
그리고 어쩌면 스스로 만든 죄책감일지도 모른다.
이 카드 속 악마는 진짜 괴물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감정의 얼굴이다.
욕심, 질투, 불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
우리가 부끄럽게 숨겨둔 마음들이 모여
‘악마의 형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카드는 말한다.
“네가 두려워하는 그 어둠도, 결국 너의 일부일 뿐이다.”
악마의 사슬은 철로 된 족쇄가 아니라
‘생각’으로 만들어진 끈이다.
그걸 인식하는 순간,
사슬은 저절로 풀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람은 이상하게도
사슬이 풀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걸 택한다.
변화보다 익숙한 속박이 더 편하기 때문에.
나 역시 그런 시기가 있었다.
불행하다고 느끼면서도
도무지 벗어나지 못했던 관계와 상황들.
그때 나는 몰랐다.
사슬이 내 발에 묶여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 걸려 있었다는 걸.
악마는 우리를 벌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진실을 보여준다.
“네가 붙잡고 있는 건 타인이 아니라,
네가 놓지 못한 마음이야.”
그걸 인정하는 순간,
악마는 더 이상 무섭지 않다.
그는 사라지고,
당신은 자유로운 자신을 되찾는다.
절제(Temperance) 가 ‘조화’를 가르쳤다면,
악마(The Devil) 는 그 조화 뒤에 숨은
‘억눌린 진심’을 드러낸다.
우리가 감추던 욕망, 외면하던 진짜 마음.
그것을 인정할 때,
비로소 진짜 자유가 찾아온다.
지금 당신을 괴롭히는 건
사람도, 일도, 상황도 아닙니다.
놓지 못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그 마음을 억누르지 말고,
그냥 바라보세요.
두려워하지 말고,
인정하세요.
그 순간, 사슬은 풀립니다.
당신은 이미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