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배낭여행 - 캄보디아, 캄폿
처음 캄보디아에 대한 정보를 찾았을 때 나는 앙코르와트만 생각하고 왔다. 비싼 비자비용을 내고 왔는데, 앙코르와트만 딱 보고 나가기는 싫었다.
$30 이면 몇일치 숙박 비용인데 말이야?
그래서 대충 루트를 정해서 왔다. 씨엠립 다음 일정은 캄폿, 특별한 이유는 없다. 코롱 섬에 가는 길에 Bokor산이 아름답다고 하여 정했다.
씨엠립에서 캄폿으로 이동하는 버스는 누워서 가는 슬리핑 버스다. 로컬 아줌마와 몸을 부대끼며 온 몸으로 험난한 캄보디아의 도로를 느끼며 도착한 캄폿.
작은 도시다. 너무 한적해 사람도 잘 찾아볼 수 없다. 뚝뚝 소리 가득한 씨엠립과는 참 대조적이다.
길거리에 떨어진 꽃을 주웠다. 흙을 탈탈 털고 귀에 꽂았다. 나름 꽃핀을 꽂은 것 마냥 잘 어울려 괜스레 기분이 좋다.
구경을 하다 보니 저 멀리 파란색 간판이 예쁘게 휘날린다. 배가 고파 들어가니, 여행자들은 다 여기에 모였나 보다. 사람들로 가득해 야외에 남은 자리 겨우 하나 잡고, 과일 듬뿍 들어간 요거트볼과 커피를 시켰다.
맨날 $1, $2 하는 볶음면에 비하면 너무 과하지만, 하루 정도는 뭐 어때? 내 몸 혹사시키려 여행하는 것도 아니고, 즐기려고 온 여행인데.
야외에 앉아서 커피 한 잔 즐기며 가게 구경, 사람 없는 거리를 구경했다.
한참을 앉아 있다, 캄폿 구경을 했다. 아기자기한 공예품 샵도, 카페도 많고, 길거리 곳곳에는 색색깔의 꽃들로 가득하다.
꽃 이름을 따다가 만든 것 같은 도시다. 이름조차도 캄폿이라니.
한참을 걷다 보니 강가가 나온다. 물을 챙겨 오지 않아 목이 타 슈퍼를 찾는데 찾을 수가 없다. 걷고 걸어도 슈퍼가 나오지 않아, 길에 앉아서 놀고 있는 캄보디아 소녀들에게 슈퍼를 물었다.
영어를 잘 못하는지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한 명이 이해했는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나에게 타라고 한다.
스쿠터를 타고 한 참을 가니 슈퍼가 나온다.
착한 소녀에게 고마움의 따봉을 날리고, 물을 사서 또 무작정 걸었다. 일몰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서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맥주 한 잔 시켰다.
맥주 500cc가 겨우 50 센트면 정말 물보다 싸다.
술 못 마시는 사람도 괜히 기분 내려고 한 잔 시켜도 아깝지 않을 돈이다.
혼자 맥주를 3잔을 원샷하고 강가에서 일몰을 구경했다.
다음날 Bokor 산 투어를 시작했다.
굽이진 산 길을 오르고 또 올라 캄폿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도착했다. 불교 국가답게 가는 곳마다 부처님 상이 많다. 그와 대조적으로 폐허가 된 교회도 있다. 대부분 가는 곳이 사람이 없는 비어있는 건물이나 산 위에서 보는 풍경뿐이었다.
바람이 참 많이 불던 Bokor산은 반나절 투어로 끝났다.
강가에 내려주고 오후 5시에 모여 배를 타고 선셋을 보는 것으로 투어가 끝난다.
5시가 되면 다시 모이면 되는데, 높은 산 위에서 바람을 너무 많이 맞았는지 몸이 으슬으슬하다.
숙소로 돌아와서 보니 생리가 터졌다. 거기에 더해져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더니 화장실을 수시로 드나들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약만 털어 넣고 기절하다시피 누워있었다.
다음날 코롱 섬으로 떠나는 차를 타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