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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연애

불완전함이 쌓여 완벽해지는 과정

by JAY


Chapter4. 방황
4-2. 취업과 연애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길이 사라진다."


연애를 처음 해봤는데,
첫 연애의 상처가 커서
"다시는 연애 안 할 거야." 하는 사람이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첫 회사를 다녀보고는
"다시는 회사 안 다닐 거야." 하는 사람도 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연애를 시작해
오랜 연애 끝에 결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십 명을 만나도
끝내 마음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회사도 다르지 않다.

첫 직장에서 은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회사를 거치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회사를 들어가는 과정이 '연애'라면,
정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결혼'이다."


좋은 연애는
서로의 다름을 좁혀 가며
함께 원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다.


좋은 이별은
다름을 좁힐 수 없을 때,
빠르게 선택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퇴사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퇴사를 그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라 믿기로 했다.


더 이상 좁힐 수 없는 다름 때문에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지지 않아도 되는 책임을 애써 지고 싶지도 않았으며,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면서도 배려하는 척하는 그들의 이타적 행동에 힘들어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직을 자주 하는 이유는
어쩌면 '완벽한 회사'를 찾고 있어서가 아닐까."


마치 연애할 때,
완벽한 상대를 찾으려다
결국 누구도 만나지 못하는 것처럼.


하루는 회사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30대 중후반까지 연애를 하던 사람들이
상대가 싫어도 결혼하는 이유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그 이유는,
"헤어질 수 없어서 결혼한다."


충격적이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회사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


"어쩔 수 없으니 버티자." 라는 핑계로
내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최소한 내 인생만큼은
남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스스로에게는 당당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연애하듯 취업하고, 이별하듯 퇴사하면서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언젠가 열정적으로 사랑하다
결혼하고 정착하고 싶은 회사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그제야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만나듯,


내 마음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넓어지거나,


굳이 다름을 좁히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언젠가 찾아올 거라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찾아가려 한다.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곳을.


설령 그곳을 찾지 못하더라도,
그 과정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거라 믿으면서





"완벽한 사랑을 찾으려 하지 말라. 완벽한 사랑은 성장하는 것이다."
—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


"우리는 모두 완벽한 짝을 찾고 있지만,
사랑은 불완전한 사람들 사이에서 완벽해지는 것이다."
— 영화 《500일의 썸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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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