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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an 19. 2021

그는 왜 세상을 떠나갔을까?

행복을 맞이했다고 생각한 순간 세상을 떠난 친구



난 가끔 네가 보고 싶을 때가 있어



깊은 우울을 안고 살아가던 친구가 오래도록 원해왔던 행복을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삶을 정리했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우울함을 옆에서 오랜 시간 지켜봐 왔기에 그의 선택에 옳고 그름의 잣대 따위는 세워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는지 마냥 슬펐고, 더 함께 할 수 없음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오며 미친 듯이 화가 났다.


그런 일이 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최선이 죽음이었겠지..." 왠지 그의 죽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날이 찾아왔다


깊고 울렁이는 우울함이 한차례 지나가며, 그토록 내가 바라왔던 여유 그리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오늘이 마지막이어도 괜찮겠구나” 생각했다.


단순히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흔히 말하는 행복의 감탄사가 아닌 진심 섞인 삶의 마감에 대한 고민이었다.


"아..."


나는 잠깐의 시간 동안 우울에 잠겨 있던 과거의 그가 되었고, 곧이어 행복을 마주한 순간의 그가 되었다.


그가 행복의 순간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마감을 선택한 이유는 다시 일렁일 우울의 파도를 맞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만큼 이 행복의 순간을 삶의 마지막으로 간직하며 내 삶을 행복으로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까?


좋은 선택이라 결코 말할  없지만, 그의 죽음의 의미는 버틸  없이 힘들어서가 아닌 행복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의 힘들었던 모든 시간들조차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길 바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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