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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언 Nov 27. 2024

오고 가고


갔어 가을

밤사이

몰래 꽃신 신고서

안녕도

못 했는데


왔어 겨울  

오라하지 않았는데 

하얀 고무신 입고 

소복 걸치고서


준비 안 된

만남이라 어색해

일 년 만에 만난 것도


아직 내 맘엔 가을이 

들어 있어

미안해!

고백하자면


난 

너를 편애해

주저앉는

뒷모습이 더럽고 추해서


깨끗한 

앞모습만

아름다움이고 감동이지


하얀 눈은

두 얼굴을 가진

백색여우


밤새 

하얀 비밀 이벤트로

여우놀이 했잖어


나뭇가지마다

떡가래랑

백설기 올려놓고


세상사

목에 걸려

내 잠 서 있을 때


네가 와 

더러움 덮었으니

그건 앞모습


오늘밤은

겨울밤 내 잠 눕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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