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워킹맘 그리고 영국(2)
런던의 첫 아침
2023.2.4.(토) 06:12
영국 런던에 왔다.
어제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각 공항에서 출발전에 미리 예매해둔 기차표는 갑작스러운 철도노조 파업으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지하철을 타고 2시간을 걸려서 겨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런던의 교통상황에 사실은 많이 놀랐다. 예기치않은 파업에도 예매자들에게 (특히 입국자들은) 엄청난 혼란을 가져왔음에도 현장에서는 파업에 대한 안내가 많이 부족했다. 공항 입국장 직원들이 표를 환불하라고 건네준 종이명함에는 '히드로익스프레스' 사이트로 바로가는 QR코드만 덩그라니 찍혀있었다. 기차표 환불에 대해 그 어떤이도 신경써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조금 저렴하게 빠르게 시내로 이동해보려다가 오히려 낭패를 당한 느낌이었다. 뭐 그렇다.
오늘 아침.
기차표 환불 정보를 찾으러 인터넷 이곳저곳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환불에 너무 억매이다가 남은 여정을 망칠수는 없기에 일단 접었다. 어제는 시차적음을 위해 9시부터 잠이 들었다. 다행히 중간에 깨지않고 새벽 5시 조금 못되어 눈이 떠졌다. 홀리데이인런던 리젠트파크 447호. 체크인 할때 꽤나 유쾌해 보이는 전형적인 영국인 매니저에게 전망이 좋은 곳으로 부탁했더니 특별히 '시티뷰' 방을 받았다. 창 너머 우측으로는 BT센터가 보이고 공원도 살짝 보이는 나름 경치가 좋다. 역시나 표현을 해야한다.
12시간 남짓 비행시간도 나름 괜찮았다. 두번의 식사제공에 한번의 간식. 거기에 한창 크고 있는 중학생 아들이 부탁한 컵라면과 스낵까지. 너무도 친절하고 밀도높은 서비스를 비행시간 내내 받았다. 거기에 비행기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해준 '도깨배' 몰아보기까지.(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나머지 편들을 남김없이 챙겨볼 정도였다). 옆자리 아이는 영화 몇편을 몰아 보더니 진작에 꿈나라로 가버렸다.
런던에 도착하기도 전.
하늘 위에서 나와 아이는 이미 알아버렸다. 세상에는 찾아보면 재미난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걸. 런던의 첫 아침. 앞으로 이 도시에서의 시간이 무척 궁금해졌다. 내가 많이 걸어다니고 보려고 할때만 그걸 볼 수 있겠지. 아이와 함께하는 영국여행, 첫 날의 아침 나는 다시금 낯선 도시를 마음껏 즐길 결심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