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근시안과 자식의 미래
423. 부모의 어리석음-한 인간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대한 실수를 하는 사람은 그의 부모들이다...... 근시안적이 되면 눈은 더 이상 멀리 내다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부모도 자식에 대하여 잘못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인간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가장 가까운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숙고하지 않고 그것을 단지 받아들이기만 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부모의 습관적인 멍청함이 언젠가 그들의 자식들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그렇게 빗나간 판단을 하게 되는 원인일 것이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I』,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책세상, 2019. p.339)
근시안적인 사람이 먼 곳을 제대로 보지 못하듯, 부모는 자식을 너무 가까이에서만 보기 때문에 그들의 잠재력과 개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나 역시 아이들의 성적, 진로,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은 마치 짐을 짊어지고 사는 것과 같았다. 자녀의 행복보다 사회적 성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노력했다. 역시 이 방법은 먹히지 않앗다.
니체는 단순히 부모의 잘못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것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특히 자식에 대한 애정은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의 단점을 보지 못하고, 그들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부모의 기대와 비교에 짓눌린 자식들은 자신의 꿈과 목표를 잃어버리고,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아가게 된다. 마치 새장 속의 새처럼, 자신의 날개를 펼치고 세상을 탐험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자식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할 존재이다. 자식의 꿈을 응원하고, 그들의 독립성을 존중하며, 진정한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이 점을 명심하라는 니체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