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아우라
고기도 먹어본 녀석이 맛을 안다.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는지에 대한 걱정에 앞서 집에서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모라면 본인과 자녀 그리고 가정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집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는 아이라면 교실에서도 친구들과 잘 지내기 마련이다. 간혹 교사인 내게 우리 아이를 사랑해 달라는 양육자들이 있다. 즉답은 피하고 대산 난 가르치는 사람이지 사랑을 주는 사람은 아니라 아이들에게 돌려 말해 전달하기는 한다.
자녀를 향한 사랑이 넘치는 학부모에게서는 듣기 힘든 부탁이기에 어떤 가정에서 자랐을지 미뤄 짐작만 한다.
사람마다 풍기는 기운이 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만화 같은 아우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20년 넘게 바라본 아이들은 말과 행동 그리고 표정에서 흘러나오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이다. 아이들 또한 본능적으로 또래의 아우라를 느끼기 마련이다.
아이 나름의 고유 컬러는 온전히 양육자가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가정에서 까칠했다면 학교라고 다르지 않다.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고 늘 갈등을 등에 지고 사는 자녀의 모습은 가정과 학교에서 결코 다르지 않다. 교실에서라도 잘 지내길 바라는 것은 상당한 욕심이자 모순이다.
대부분 자녀 문제의 씨앗은 가정에서 잉태시킨다. 문제가 학교에서 터졌다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단지 결괏값만 학교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났을 뿐인 것이다.
평온한 자녀의 학교 생활을 바란다면 가정부터 따스한 온풍이 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