種豆得豆(종두득두)
'그 DNA가 어디서 나왔겠는가!'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생각이다.
두 아이가 실랑이를 벌였고 한 아이가 다른 아이 휴대폰을 훔쳤다. 갓 9살이 말이다.
휴대전화를 찾는다 소동이 벌어졌고 이튿날 아이는 훔친 전화기를 마치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발연기를 하며 꺼냈단다.
문제는 휴대전화가 분실되었다 생각한 아이 생떼에 피해자측에서 휴대폰을 새로 개통해 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지경이 되었지만 담임교사가 피해자 측 학부모와 전화하여 잘 마무리했단다.
어이없게도 며칠 후 가해자 측에서 민원성 전화질을 시작했다. 담임에 이어 교장까지 통화를 하고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학교로 찾아왔단다.
그 몰지각한 양육자들은 마치 자신의 자녀가 억울한 피해를 당한 듯이 날뛰었단다.
이야기를 가만 듣다가 그것이 그들이 선택한 방어기재일 것이라 말해주었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강하게 푸시해야 잘못이 줄어든다 오판한 것이며 상대나 그 누군가의 없는 흠결이라도 만들어내야 과실이 1/n 된다는 발상이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어쩌면 그리 자녀를 망하는 지름길로 인도하시는지 신박(?)하다 했지만 이런 추태가 이젠 흔하기에 놀랍지도 않았다.
9세 아이는 도둑질도 거침이 없고 죄의식까지 없으니 점점 경찰서나 교도소에 가까워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눈앞에 잘못을 가려주는 게 부모일까? 잘못을 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가르치는 게 부모일까?
이 간단한 질문도 생각하지 못하는데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어떠할지. 알고 싶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