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호출로 내려갔다.
수십 장 되어 보이는 서류 뭉치를 하나씩 나눠준다. 그리고 읽어보란다.
"갑자기 피해 진술서?"
외부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라 이게 뭔가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올게 왔구나 하는 표정이다. 피해 진술서란 걸 읽어갔다.
"이게 뭐지?"
자기가 근무하는 교실 앞에서 일부러 발을 쿵쿵 굴러서 놀라게 했다는 똑같은 말의 연속이었다. 조금 바뀌나 싶으면 벽을 쿵쿵 그도 아니면 문을 쾅 닫아서 놀래켰다 였다.
"1층 시멘트 바닥을 아무리 쿵쿵거려봐야..."
아파트 충간 소음도 아니고 같은 1층 복도에서 아무리 발을 굴러도 교실로 들어오는 소리는 절대로 크지 않다. 만일 주장이 사실이라면 매일 복도를 뛰어다니는 학생들로 교사들은 모두 심신미약이 되었을 것이다.
나같이 귀가 예민하고 이명까지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피해는 더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소음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00 선생님은 그날 조퇴하셔서 그 시간에 안 계셨어요."
다른 학년 부장이 어이가 없는 표정을 하고는 진술서를 홱하니 내던지며 한마디 날리셨다. 없었던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받았다 하니 진술서의 신빙성은 와르르 무너졌다.
"다들 빈 수레 조심하세요."
수레에 물건이 실려 있으면 소음이 별로 안 나지만 물건이 없는 상태에서는 제법 요란하긴 하다. 피해 진술서에 수레 관련 사안도 몇 개 있었다.
"이런 젠장!"
책 상자 몇 개를 수레에 싫어서 엘리베이터로 옮겨야 하는데 하필 그 교실 앞을 지나가야 한다.
갈 때는 짐을 잔뜩 싫어 소리가 별로 안 났지만 그래도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짐을 모두 나르고 내려오는 길은 결국 수레를 양손으로 번쩍 들고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왔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