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단다.
측은해야 하건만 이 녀석...
담임을 잘못 만났다.
작년 녀석들이 내게 말했다.
선생님은 슈퍼 T라고 말이다.
난 감정을 읽기보다 사실관계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오늘 맥락은 더욱더 감정을 읽어줄 수 없었다. 내가 불쌍하다 위로했다가는 그 녀석의 부모가 나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는 행동을 반복해서 하지 않냐고 그 녀석에게 물었다. 전혀 아닌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게임을 오래하거나 말썽을 계속 일으키지 않았냐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분명히 하지 말라 했음은 싫어한다는 것인데 그것을 왜 계속했냐 되물었다. 고개를 숙인다. 잘못된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잘못된 행동을 뭐라 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지 물었더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예쁨 받는 사람은 계속 예쁜 행동을 해서 그런 것이고 미움받는 사람은 계속 미운 짓을 해서 그런 것이라 알려주었다. 스스로 행동을 바꾸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왜 나를 싫어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슨 행동을 해왔는지 되돌아보라 했다.
아이는 위로라도 받을 줄 알았겠지만 그래서도 안되고 그럴 수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