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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22. 2024

손이 닿지 않는 아이

관심을 끊을 수밖에


하루에도 수차례 학생들이 달려와서 일러바친다. 손가락 욕부터 괴롭힘까지 다양하다. 물론 폭력은 주 1회 이상 꾸준하다. 잔소리로 해결되지 않아 집으로 통보하지만 달라짐은 없다.


쪽지시험을 보고 짝꿍이 채점하도록 했다. 이 아이는 자기 시험지를 받자마자 고쳐 쓴다. 그리고 모두 맞았다고 가지고 나온다. 분명 답을 고치는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음에도 이러고 있다. 답을 고치는 것을 봤는데 다 맞춘 게 맞냐고 따지자 자리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려 보내자마자 특수학급 대상아이가 울면서 되돌아온다. 다른 아이들이 사태의 전모를 알려준다. 특수아 등짝을 후려치고 이 녀석이 달아났단다. 방과 후 교실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내려오라 전달했더니 안 간다고 한 뒤에 도망갔단다.

그 아이 양육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으나 달라짐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지켜야만 하는 기본적인 선이란 것이 없는 녀석이다. 제멋대로 행동양식이 지난 8년간 몸에 배어있다. 손을 쓸 수 없는 녀석이다. 이런 부류가 어떻게 자랄지 알기에 안타깝기는 하다. 그럼에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수위의 8세 아이이다.


기본적 도덕성과 양심, 그리고 지켜야 할 규칙 준수를 위한 노력 태도는 학교 교육의 영역이 아니다. 가정에서 생후부터 가르치고 양육자가 신경 썼어야 할 부분이다.

지금이라도 가르치면 될 사안이긴 하나 그건 양육자가 관여할 부분이기에 제삼자인 난 아무런 언급을 할 수 없다. 오해를 불러올 여지가 다분하기에 절대 개입하지 못한다.


양육이 잘 되는지도 판단이 안서지만 그와 반대는 가시적 임팩트가 있기 전까지는 절대 파악하지 못한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에 해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잘못 흘러가는 것이 훤히 보임에도 발생한 사안들만 가정으로 전달할 뿐이다.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날이 폭과 깊이가 더해갈 것이 분명하다. 초등 고학년 내지는 중학교 나이가 되면 부모도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을 만들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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