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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May 01. 2024

10%

한숨만 나온다.

10%! 학습 활동을 하고 그럭저럭 결과물이 나오는 비율이다.


내가 지나치게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일까? 너무 낮은 아웃풋에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것을 고려 중이긴 하다.


 A를 시키면 해온 것은 B, C, D...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다양하다. 물론 기준치에는 한참 못 미치게 말이다. 대부분은 끄적거리고 공란을 채우면 그만이란 발상으로 나름 완성물을 가져온다. 알아볼 수 없게 만들어 오기도 하고 숨기기도 한다. 검사를 해야 할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2학년 덧셈과 뺄셈도 계산이 불안한 녀석들은 무려 반 학생수의 절반에 이른다. 초2학년 8세 수포자를 보게 될 일이 이리 빨리 현실로 찾아올 줄은 몰랐다. 하나라도 구제하겠다고 방과 후에 가르치지만 도망가지 않으면 하기 싫다고 투정 부리고 있으니 도리가 없다.


학생들의 자기주장은 강해지고 가르침은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니 망막하다. 몰상식한 양육자들이 만든 세태 속에서 그들의 자녀들도 자신이 학생이 아닌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라 판단한다.


10%는 멋대로 행동하고 하기 싫은 것은 회피하려는 행태가 불러온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란 생각도 든다.


결국 교사인 내가 두 달이 흐르는 시간 동안 학생들에게 한 것이라고는 수업시간에 책상 위에 책을 올려두고 자리에 앉는 것 그 하나뿐인 듯싶다.


15%를 다음 달 목표로 설정해야 할지 아니면 내 눈높이를 대폭 낮춰야 하는 것인지? 교실은 정말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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