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안 하실 거예요!"
진료실에 들어가기 무섭게 한 마디가 날아온다.
건강검진 결과를 들으러 가자마자 들은 말이다.
데이터를 보여주며 검은색보다 붉은색이 많지 않냐며 어떻게 몸상태가 이렇게 좋지 않을 수 있는지 나무란다.
몇몇 수치는 약물치료 수준이라니 약봉지 한가득 안고 가는 노인들의 모습이 이제 내 모습인 건가 싶었다. 진료가 끝날 때까지 잔소리를 듣고 나왔다.
저녁시간 집 밖을 나선다. 운동은 무조건 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른 조치였다. 발바닥 통증에 한동안 뛰거나 걷기를 등한시하기는 했다.
발바닥이 무너지던지 간이 망가지건지 둘 중에 하나는 벌어질 일이다. 발보다 간을 선택했으니 발통증은 견뎌내야 한다.
부슬비를 맞으면서도 집을 나서니 아내는 의사말 참 잘 듣는다 한다. 이것도 살기 위한 몸짓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