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의도를 담기 마련이다. 듣는 것 또한 단순 레코딩하는 것이 아닌 재해석이다. 같은 말이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농후할 수밖에 없다.
말만으로 모든 생각과 감정과 의도를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말은 톤의 변화, 표정의 달라짐, 제스처나 자세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진지한 대화일수록 면대면을 선호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잘 들어주는 이가 인기가 많다. 말을 하려는 이들은 많지만 성심성의껏 들어주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듣는 이 단순한 행위가 피곤함을 부르는 것은 화자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전반적 분위기를 감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배경지식을 총 동원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해석해야 하는 두뇌 플레이를 요한다.
말이 어찌 전달되리라 확신할 수는 없다. 나의 말이 들은 사람 제각각 해석되어감은 분명하지만 말과 귀의 간극을 줄일 방책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