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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턱 아래 괴고

by 하루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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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자세는 각양각색이다. 뭐 여름이만 그렇겠는가. 사람 또한 각자의 자세가 있다. 하물며 밥 먹는 자세, 잠자는 모습 그 모든 것이 백이면 백 모두 다르다. 여름이는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물구나무를 서기도 한다. 피가 거꾸로 쏠리지 않을까, 지극히 인간적인 걱정스러움으로 바라본다. 그런 나의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어느 때는 하루 종일 있다시피 하기도. 또 어느 날은 벽에 박제가 된 듯 붙어서 가만있기도 한다. 극 내향이구나 싶지만, 웬걸 호다닥거리며 다닐 때는 여름이 행동을 쫓느라 눈동자가 쉴 새가 없다. 극 외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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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가 가장 최적의 단잠을 자는 모습은 손(?)을 턱 아래 괴고 잘 때다. 세상 단잠이다. 눈썹은 모두 아래로 내리고 바닥에 착 달라붙었다. 입은 풀을 바른 듯 가지런하다. 합죽이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잠이다. 불면의 수렁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나는 여름이가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거라는데 아무래도 여름이가 나보다 고수인가보다. 삶에서 복작복작 하는 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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