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도마뱀이 왜 이렇게 귀여워요, 도마뱀 맞아요?
여름이를 보거나 사진을 본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이다. 도마뱀하면 먼저 징그럽다. 혐오스럽다. 무섭다 등의 부정적인 생각부터 한다. 파충류에 대한 편견이다. 나도 그랬다. 여름이를 알고 난 후 편견이 깨졌지만 말이다. 특히 노란색을 띤 여름이는 참으로 귀엽다. 지극히 사적이고 사적인 도치맘의 눈길이라고 해도 괜찮다. 나한테만큼은 사실이고 진실이니.
여름이는 환경, 기분, 조명,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한다. 이를 'Firing up' 또는 'Firing down'이라고 한다. 온도가 낮거나 습도가 높을 때, 불안하거나 위협을 느낄 때는 선명하고 어두운 색으로 변한다. 이는 몸의 열을 더 잘 흡수하거나 위장하려는 반응이다. 반면 온도가 높고 건조할 때,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는 밝아지거나 연해진다.
여름이는 야행성이다. 허니 내가 잠든 사이에 활동하며 논다. 놀이를 하니 즐겁고 야행성이니 어두운 환경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름이는 샛노란 색으로 변하고 눈동자도 쥐눈이콩처럼 새까맣다. 하지만 낮이나 밝은 불빛 아래에서는 노란색이 없어지고 갈색에 가까운 색깔이 된다. 또 스트레스를 받거나 탈피 시기가 되면 몸이 허옇게 되는데, 이는 여름이(크레스티도 게코) 피부에 크로마토포어라는 색소 세포때문이다. 색소 세포는 멜라닌, 카로티노이드 등의 색소를 포함하며, 외부 자극에 따라 색소를 퍼뜨리거나 모아서 색을 바꾼다. 또 색이 변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다른 개체와 접촉하거나, 짝짓기 시즌에는 더 선명한 색을 발한다. 일종의 의사소통이나 과시 행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환경이나 온도, 기분 조명에 따라 색이 변하기는 하지만 여름이는 카멜레온처럼 색을 극적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색이 조금씩 달라져 여러 색을 가진 하나의 개체, 색의 변화로 자기를 표현하는 도마뱀이다.
노란색의 여름이가 예쁘다.
아니, 모든 색의 여름이가 예쁘다.
색의 변화로 자기를 당당하게 표현하는 여름이.
잠시 생각한다, 나는 무엇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는지.